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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개화2

‘생명’마다 한 ‘우주’, 그 탄생을 위한 ‘인고’의 시간 … 고은의 시 ‘열매 몇 개’와 ‘그 꽃’ 열매 몇 개 1994년 봄, 중학교 3학년 국어 시간에 아이들에게 고은의 시 ‘열매 몇 개’를 가르쳤다. 1989년 해직되어 5년 만에 복직한 경북 북부의 궁벽한 시골 학교에서였다. 모두 7학급의 단설 중학교였는데, 인근에 있는 공군 전투비행단에서 들려오는 항공기 엔진 소음 피해가 심각했지만, 산비탈에 깃들인 교정이 아름다운 학교였다. 그 학교에서 이태 동안 근무하면서 만난 순박한 시골 아이들은 지금도 잘 잊히지 않는다. 5년여 만에 복직하긴 했는데, 쉬 적응하지 못해 헤매던 시기였다. 나는 일과가 끝나면 아이들과 어울려 배구와 농구 등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죽이곤 했다. 고은의 ‘열매 몇 개’는 처음 만나는 시였지만, 나는 단박에 이 시가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2022. 10. 25.
이호우·이영도 시인의 생가를 찾아서 경북 청도군 청도읍 유천길 46 시조시인 이호우, 이영도 오누이 생가 지난 일요일, 오래된 벗들과 밀양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출발이 이른 편이어서 운전대를 잡은 친구에게 가다가 운문사(雲門寺)에 들르자고 청했다. 어쩌다 보니 청도 호거산(虎踞山) 운문사는 내가 가보지 못한 절이다. 위치가 경북 남부에 치우쳐 있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까닭이다. [관련 글 : 백장청규(百丈淸規)를 지키는 비구니의 수행처] 청도 쪽 길에 워낙 어두운지라 무심히 창밖만 내다보고 있는데, 어느 한적한 시골 거리에 차가 선다. 대구 인근은 물론이거니와 틈만 나면 온 나라 골골샅샅을 더듬고 있는 친구가 시인 이호우·이영도 남매의 생가라고 알린다. 차에서 내리니 좁고 한적한 길 건너편에 ‘이호우·이영도 시인 생가’라고 쓴 높.. 2020.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