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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강설2

눈, ‘설렘과 축복’에서 ‘불편’과 ‘불결’로 ‘축복’에서 ‘불편’으로 바뀐 눈, 혹은 세월 올 연말은 ‘눈’이 풍성하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아니었다. 그러나 성탄절 이후에도 드문드문 눈이 내렸다. 이번 주만 하더라도 화요일에 이어 오늘 또 적지 않은 눈이 내렸다. 나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눈길을 걸어서 출근했다. 뉴스 화면을 장식할 만큼의 폭설도 아니었고, 출근길의 교통 마비도 없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출근길로 나섰던 것 같다. 남부라곤 하지만 경북 북부여서 중부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지역인데도 겨울에 눈이 내리는 날은 매우 드물다. 기껏해야 싸락눈이 날리거나 함박눈이 내린다 해도 쌓일 겨를도 없이 녹아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눈, 한겨울의 ‘설렘’과 ‘축복’ 눈 소식에 아이들은 반색한다. 어른들.. 2021. 12. 24.
2월, 그리고 작별 2월, 그리고 작별의 시간…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눈발이 흩날렸다. 눈송이가 제법 푸짐하다 싶었지만 잠깐 내리다 그칠 거로 생각했는데 웬걸, 눈발은 그치지 않고 이내 사방을 하얗게 물들였다. 2010학년도의 마지막 날이다. 게다가 눈까지 오니 아이들도 좀 들떠 있는 듯했다. 간밤에 좀 일찍 자리에 들었더니 새벽 3시께에 잠에서 깨어 새로 잠들지 못했다. 건넌방에 가서 어제치 신문을 뒤적거렸다. 한 시간쯤 후에 다시 간신히 새 잠이 들었는데, 꿈자리가 어지러웠다. 아이들과 함께 어디 수학여행을 갔는가 보다.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는데 3층쯤 되는 숙소가 폭삭 무너져 내렸다. 주변의 땅도 마구 꺼지기 시작하고……. 깨어나니 얼마나 황당한지. 게으른 담임을 잘도 따랐던 살가운 아이들 아침에 넥타이를 매려.. 2019.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