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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간지3

갑진(甲辰) 새해, 다시 ‘청룡(靑龍)’의 해에 2024, 갑진(甲辰)년 새해를 맞으며 더는 해의 ‘간지’를 달력에서 찾기는 어려운 시절이 되었다. 내 기억으로는 1970년대가 그 상한이 아니었는가 싶다. 그 시절에 시골에 가면 집집이 간지를 이마에다 커다랗게 써 붙인 한 장짜리 농협 달력이 붙어 있곤 했었다. 지금도 농촌에 가면 그림 없이 커다랗게 날짜를 박고 아래에도 일진까지 인쇄한 달력을 볼 수 있는 이유는 그게 농사를 짓거나 세시를 아는데 쓸모가 있어서다. 간지가 더는 쓰이지 않는 시절에 맞는 갑진년 그런데 요즘 나오는 달력은 탁상형이든, 벽걸이형이든 해의 간지 따위는 아무리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는 ‘신식’ 물건이다. 이제 시골에도 굳이 일진 따위가 인쇄한 달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일까. 하긴 해마다 책력(冊曆)을 사서 보곤 했던 토정비결을.. 2024. 1. 1.
‘용의 해’, 혹은 역사에 대한 희망 2012년, 임진년 새해를 맞으며 진짜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해에다 간지(干支)를 붙이는 것은 오랜 태음력의 관습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우리는 태양력에 이 태음력의 간지를 미리 써 버린다. 양력 새해를 맞으면서 앞당겨 음력 간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엮는 것이다. 올해는 임진(壬辰)년, 용의 핸데 아홉 번째 천간(天干)에 해당하는 ‘임(壬)’의 색이 ‘흑’이어서 ‘흑룡’의 해란다. 흑룡은 비바람의 조화를 부리는 상서로운 짐승, 나라의 극성스러운 어머니들은 이왕 낳는 아이를 흑룡의 해에 맞추어 나으려고 온갖 꾀를 부리기도 하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지만 1948년 단독정부 수립 이래 이 나라는 수천 년 동안 지내온 ‘설날’을 공식 명절에서 제외해 버렸다. 이른바 ‘왜놈 설’이 공.. 2022. 1. 24.
갑을병정, 자축인묘…, 간지는 과학이다 간지(干支), ‘미신’ 아닌 ‘과학적 전통’ 이다 2010년 새해가 밝았다. 아침에 한 뭉치의 새해 특집호가 배달되었고, 텔레비전 채널마다 새해를 기리는 프로그램이 바쁘다. 무싯날처럼 심상하게 제야를 지냈고, 역시 여느 날처럼 새해 아침을 맞은 나는 아내와 잠깐 덕담을 나누는 거로 아침 인사를 나누었다. 2010년은 범의 해, 경인(庚寅)년이다. 해를 간지(干支)로 표기해 온 우리의 전통은 꽤 역사가 깊다. 간지는 ‘동양적 세계관에서 비롯한 것으로 우주 만물이 주역의 이치에 따라 순행함을 나타낸다.’ 일찍이 중국에서 들어온 간지는 한국 민족문화와 민간신앙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으나 태양력의 도입과 함께 급격하게 쇠퇴했다. ‘간지’는 미신 아닌, ‘과학적 전통’이다 한때 사람들은 자기 출생연도의 간지를 .. 2019.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