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가을날2

10월, 겨울로 가는…… 10월에 공휴일과 국경일이 많아서 달력이 울긋불긋하던 시절도 옛날이다. 올 10월 달력에 빨간 날은 개천절(3일)뿐이다. 한 20여 년 전만 해도 국군의 날(1일)과 한글날(9일)이 공휴일이었으니, 이런 날들이 주말이나 주초에 걸려서 연휴가 되거나 징검다리 휴일이 되어 샐러리맨들을 흥분시켰던 기억도 까마득하다. UN의 날도, 아폴로 달착륙에도 놀던 시절 더 오래전, 내가 중학교에 다니던 때의 일인데 유엔의 날(24일)도 공휴일이었고,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였다 해서 7월 어느 날을 임시 공휴일로 정해 쉬었던 기억도 있다. 60년대 말께인데 당시에는 우리가 유엔에 가입도 하지 못했던 때였다. [관련 글 : 아폴로 11호 ‘달 착륙’과 공휴일] 그런데도 유엔의 날을 공휴일로 쉬었던 것은 아마 ‘UN군’.. 2022. 9. 30.
초가을 풍경, 릴케의 ‘가을날’ 릴케의 시 ‘가을날’의 초가을 풍경 서둘러 계절이 바뀌고 있는데도 우리는 무심하게 그걸 바라보고만 있다. 가을이 오고 있다. 일주일 후면 한가위인데도 고단한 삶이 서툰 감상을 허용하지 않는 것일까. 일교차가 크다고는 하나 한낮의 수업도 그리 힘들지 않다. 열어놓은 출입문과 창문 사이로 드나드는 바람의 손길은 부드럽고 살갑다. 그러나 여전히 창밖의 햇볕은 따갑다. 여름내 타오르던 정염(情炎)은 시방 마지막 갈무리를 위하여 자신을 태우고 있는가. 익어가는 것들을 위한 ‘남국의 햇볕’을 노래한 릴케의 시구를 떠올리면서 아이들에게 이 뜨거운 햇살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늦여름, 초가을의 햇볕은 모든 작물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높은 기온과 풍부한 일조량이 풍작을 예비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햇볕은.. 2021.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