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축복1 [2010 텃밭일기 ⑥] 꽃이 피어야 열매를 맺는다 ‘장마’라더니 정작 비는 한 번씩 잊을 만하면 잠깐 내리다 그친다. 변죽만 울리고 있는 장마철, 오랜만에 텃밭에 들렀다. 그래도 두어 차례 내린 비는 단비였던 모양이다. 밭 어귀에 들어서자마자 새파랗게 익어가는 작물들의 활기가 아주 분명하게 느껴진다. 밭을 드나들 때마다 저절로 이웃집 고추와 우리 걸 비교해 보게 된다. 밭 어귀의 농사는 썩 실해 보인다. 이들의 고추는 키도 훤칠하니 클 뿐 아니라 대도 굵고 전체적으로 고르게 자라서 한눈에 턱 보면 농사꾼의 ‘포스’가 느껴진다. ‘딸은 제 딸이 고와 보이고, 곡식은 남의 것이 탐스러워 보’여서 만은 아니다. 파종 시기도 빨랐고 제대로 가꾸어 준 표시가 역력한 것이다. 밭 주인이 성급하게 뿌려준 비료로 골병이 들었던 우리 고추는 거기 비기면 뭐랄까, 그간 .. 2020. 7.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