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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행복2

이호우·이영도 시인의 생가를 찾아서 경북 청도군 청도읍 유천길 46 시조시인 이호우, 이영도 오누이 생가 지난 일요일, 오래된 벗들과 밀양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출발이 이른 편이어서 운전대를 잡은 친구에게 가다가 운문사(雲門寺)에 들르자고 청했다. 어쩌다 보니 청도 호거산(虎踞山) 운문사는 내가 가보지 못한 절이다. 위치가 경북 남부에 치우쳐 있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까닭이다. [관련 글 : 백장청규(百丈淸規)를 지키는 비구니의 수행처] 청도 쪽 길에 워낙 어두운지라 무심히 창밖만 내다보고 있는데, 어느 한적한 시골 거리에 차가 선다. 대구 인근은 물론이거니와 틈만 나면 온 나라 골골샅샅을 더듬고 있는 친구가 시인 이호우·이영도 남매의 생가라고 알린다. 차에서 내리니 좁고 한적한 길 건너편에 ‘이호우·이영도 시인 생가’라고 쓴 높.. 2020. 7. 23.
숲을 걸으며 숲의 선물, 명징한 깨우침과 서러운 행복감 국토의 70%가 산지여서 고개를 돌리면 어디서든 산을 만나는 나라에서 살면서도 정작 우리는 산에 대한 특별한 자의식을 갖지 못하고 사는 건 아닐까. 요즘 거의 날마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학교 뒷산을 오르내리면서 문득 든 생각이다. 이름난, 높고 깊은 산이 아닌 한, 그저 언덕을 면한 나지막한 ‘앞산’, ‘뒷산’에 둘러싸여 살다 보니 산을 달리 타자(他者)로 여기지 않게 된 것일까. 산은 땔감을 구하거나 흉년의 주림을 달래주는 갖가지 열매와 뿌리를 내는 구황(救荒)의 땅이었고, 죽어서 그 고단했던 육신을 묻는 공간이었으니 구태여 산을 일상의 삶과 구분할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 뒷산은 안동의 주산(主山)이라는 해발 252.2m의 영남산(映.. 2019.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