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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한글날8

[573돌 한글날] 한글날 아침, 국어교사는 마음 겹다 한국인에게 외면당하는 ‘최고의 알파벳’ 한글 꼭 12년 전에 쓴 글이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국경일 지위를 회복한 한글날이 공휴일로 재 지정된 것은 2012년, 이듬해부터 사람들은 한글날을 쉴 수 있게 되었다. 국립국어원 한 해 예산의 몇 배를 들여 만든 영어마을은 속속 세금만 낭비한 채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래도 영어 광풍은 그치지 않았는지 최근에는 초등 저학년 영어교육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휴대전화에서 글자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던 완성형 코드의 문제점은 기술적으로 이내 극복되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점, 한글이 정작 토박이말 사용자인에 제나라 국민에게 외면당하는, 말글살이의 그늘에 드리운 씁쓸한 풍경은 변하지 않았다. 다시 573돌 한글날을 맞지만, 경축을 붙이는 게 쓸쓸할 지.. 2022. 10. 9.
한글날 낙수(落穗) 한글날 이삭줍기 모든 행사를 토요일 특별활동 시간으로 집중시키는 까닭에 내가 기안한 ‘한글날 기념 교내 백일장’은 다음 주 토요일(18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공교롭게도 금주 토요일은 ‘놀토’인 까닭이었다. 그러나 그 흔해 빠진 교내 백일장도 계획에 없는 학교에 그걸 치르게 되었다는 걸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나는 아이들에게 문병란 시인의 ‘식민지의 국어 시간’을 읽어주고, 주시경 선생 등 국어학자 몇 분의 이야기를 잠깐 했다. 또 나는 한글이 얼마나 정보화에 적합한 문자인가를 휴대전화의 문자 입력 방식을 비교하며 설명해 주었다. 26자의 알파벳을 9개의 자판에 두셋씩 배정해야 하는 영어에 비해 한글은 17자(삼성), 12자(엘지)만으로도 필요한 모든 문자를 입력할 수 있다고 했더니 아이들은 머리를 끄덕.. 2021. 10. 9.
아폴로 11호 ‘달 착륙’과 공휴일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달착륙, 이튿날(월요일) 우리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닐 올던 암스트롱(Neil Alden Armstrong, 1930~2012)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암스트롱’이라는 성 때문에 미국의 재즈음악가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1901~1971)과 헛갈리기도 하는, 미국의 우주비행사로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뎠다’는 사람이다. 암스트롱, 1969년 7월 20일 달에 착륙하다 닐 암스트롱은 1969년 7월 16일 우주왕복선 아폴로(Apollo) 11호의 선장으로 버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 등 두 명의 비행사와 함께 케네디 우주기지를 출발했다. 닷새 후인 20일 그는 달 주위를 도는 궤도 위에서 모선에 남은 마이클 콜린스와 헤어져서, 올드린과 함께 달 .. 2021. 8. 28.
지구촌 시대? ‘한글이 보이지 않는다’ 한글 없는 565돌 한글날…영어 없이는 못 사는 지자체와 정부 부처 565돌 한글날(10월 9일)을 맞는다. 한글날은 2005년 우여곡절 끝에 ‘국경일’의 지위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공휴일과는 거리가 먼 날인데 올해는 공교롭게도 일요일과 겹친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더니 이날은 ‘찬 이슬이 맺힌다’라는 ‘한로(寒露)’다. 한글날을 즈음한 우리의 대응은 여느 해와 다르지 않다. 예년처럼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글 주간(10.3.~10.9.)을 정하고 한글날 누리집을 열었다. 565돌 한글날, 한글 주간 주제는 ‘한글로 통하다’이다. “한글로 세계를 향하고 한글로 하나가 되며, 한글로 함께하는 사회 우리는 한글로 통합니다.” 누리집에는 ‘유네스코 세종대왕상 초청 행사’를 비롯하여 전시.. 2020. 10. 9.
[한글날 관련 글 모음] 562돌부터 569돌까지 [569돌 한글날] ‘가짜’가 ‘진짜’처럼 쓰이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는 각각 시청자들의 바른 언어생활을 이끌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고 있다. ‘바른 말 고운 말’(KBS)과 ‘우리말 나들이’(MBC)가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모두 아나운서가 진행한다. 그러나 양 방송사가 이런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것과 정작 아나운서들이 쓰는 언어는 별개의 것이다. 바른말·고운 말, 구호와 실제 사이 일간지마다 제각각 이런 말글 관련 꼭지를 하나씩 두고 있는 것이 지면에 쓰이는 언어가 모범적이라는 증거가 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쪽에선 바른 말글 생활을 강조한다고 해도 정작 그것을 기사나 방송에서 실현하는 건 절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한글날이다. 신문과 방송은 저.. 2020. 10. 8.
[568돌 한글날] 한글박물관, 높임말, 맞춤법 3제 [경축! 한글날 568돌] 1. ‘국립 한글박물관’ 한글날에 개관 모레가 한글날이다. 세종 임금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반포한 1446년(세종 28년)을 기준으로 568돌이다. 이번 한글날은 1990년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고 나서 두 번째로 맞는 날이다. 한글날이 국경일에서 다시 국가 지정 공휴일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한글날을 기리는 일은 예전 같지 않다. 몇 해 전만 해도 인터넷에 독립된 ‘한글날 사이트’를 마련하여 한글날을 기리고 각종 행사 등을 소개하더니만 요즘은 그것도 눈에 띄지 않는다. 국립국어원에 가보니 한글날에 ‘국립 한글박물관’(관장 문영호)이 개관한다는 소식이 걸려 있다. ‘한글의 역사와 가치를 일깨우는 전시와 체험,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용산구 서빙고로 .. 2020. 10. 7.
한글날, 공휴일로 복원! 나라글자를 기리는 국경일, 22년 만에 공휴일로 복원 내년부터 한글날이 다시 국가공휴일이 된다. 행정안전부는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11월 8일부로 입법 예고했다. 처음 공휴일로 지정된 1949년 이래 한글날은 41년 동안 국경일의 지위를 누려왔지만 1991년에 ‘경제’에 발목이 잡힌다. 1990년 공휴일 제외 사유 “노동생산성 떨어진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쉬는 날이 많아서 노동생산성이 떨어진다’라는 이유로 한글날을 ‘국군의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후 한글 관련 단체들의 끊임없는 공휴일 재지정 청원에도 불구하고 한글날은 복원되지 못했다. 2005년에는 한글날이 ‘기념일’에서 ‘국경일’로 격상된 게 고작이었다. 이번 ‘관공서의 .. 2020. 7. 20.
윤동주에서 박완서까지 - 구글 로고의 진화 구글 로고의 진화 어제(10. 20) 구글 코리아(www.google.co.kr)의 대문 로고에 작가 박완서가 올랐다. 작가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한 이 로고는 꽃을 든 단발머리 소녀의 모습을 통해 이미 고인이 된 작가를 기리고 있다. 낯선 이름의 외국인들을 기리는 로고만 봐 왔던 눈에 그건 매우 신선한 경이다. 내가 구글을 즐겨 이용하게 된 것은 구글의 개방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그 나라의 중요한 기념일이나 인물을 꼼꼼히 챙기는 이른바 ‘마인드’가 마음에 들어서다. 구글은 설날과 한가위 같은 명절은 물론이고 한글날도 빼놓지 않고 기린다. 비록 그날의 로고를 바꾸는 일시적 형식에 불과하지만, 한글날을 무심히 흘려보내는 다른 국내 사이트들과는 견주어지는 대목이다. [☞ 관련 글 바로 가기] http:.. 2019. 1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