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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폭력4

<황해>의 ‘극사실주의’와 ‘폭력’ [리뷰] 나흥진 감독의 (2010) 도시 저편에 새로 생긴 복합상영관에서 집의 아이들과 함께 영화 를 보았다. 영화에 관한 한 충분히 까다로운 아이들이 서슴없이 따라나선 것은 같은 감독의 2008년 작품 덕분이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태 전, 나홍진 감독의 를 본 것은 도시 이편의 복합상영관에서였다. 온 가족이 함께였는데 정작 아내는 끔찍하다며 진저리를 쳤다. ‘끔찍하다’는데 동의하면서도 나는 영화의 완성도에 끌렸던 것 같다. 영화 전편에 ‘폭력’이 낭자했지만, 그것은 관객들을 설득하고도 남는 것이었다. 의 감독과 배우들, 다시 만나다 는 같은 감독이 의 두 배우(김윤석과 하정우)와 함께 만든 영화다. 의 계보를 훌륭하게 잇는 스릴러 액션 영화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아내는 동행을 거절했다. 끔찍한 .. 2022. 1. 6.
‘일베’와 우리 아이들 우리 아이들과 일베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진작부터 이 극우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가 가진 위험성과 해악이 우려되지 않은 바는 아니었다. 그러나 5·18 광주항쟁 33돌을 즈음하여 수구 우익 매체들의 도발적 역사 왜곡이 전면에 떠오르면서 일베가 일상적으로 저지르는 ‘증오 범죄’의 해악은 심상치 않다는 게 분명해졌다. 나는 어저께 잠깐 일베에 접속한 것을 빼고 한 번도 이 극우 사이트에 흥미를 갖지 않았다. 보도를 일별하는 수준에서 나는 일찌감치 일베에 관한 관심과 흥미를 잘라버렸다. 매체라기보다는 비열하게 편향된 관점에 기초한 천박하고 지질한 배설적 언설로 점철된 이 쓰레기 사이트에 관심을 가질 일 따위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한 달 전쯤이다. 수업 중에 3학년 아이들이 .. 2020. 5. 23.
‘선생님’보다 ‘교수님’이 더 높다? 권위와 호칭은 무관, ‘선생님’은 동양권 최고의 경칭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상대방의 직위에다 높임의 뜻을 가진 접미사 ‘님’을 붙여서 상대를 높인다. 회사에 가면 ‘사장님’이 있는가 하면 ‘대표님’도 있다. 국회에 가면 ‘의원님’이, 청와대에는 만인지상 ‘대통령님’이 있다. (그러나 이 호칭은 부르기가 좀 불편하다. 권위주의 시대를 겪은 이들은 오히려 ‘각하’가 더 편한 호칭일 수도 있겠다.) ‘기자님’, ‘피디(PD)님’ 같은 호칭이 낯설게 느껴지는데 이는 ‘기자’나 ‘피디’가 직위가 아닌 ‘직종’이기 때문이다. 직위에다 ‘님’을 붙이는 일반 원칙이 유일하게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초·중·고등학교다. 학교 관리자인 교장·교감을 부를 때에는 ‘님’ 대신 ‘선생님’을 붙이는 게 일반적인 것이다. ‘선생’.. 2020. 2. 17.
<도가니> , 야만의 세상, 혹은 성찰 실화 소재의 영화 며칠 전, 인근 복합상영관에서 요즘 한참 ‘뜨고’ 있는 영화 를 보았다. 그러려니 했지만, 시작 시각을 기다리는 내내 영화관 앞은 사람들로 꽤 붐볐다. 예상을 웃도는 열기에 딸애와 나는 마주 보며 정말, 동의의 눈짓을 나누었다. 거기서 영화를 보러 온 지인을 두 사람이나 만났으니 가히 ‘도가니’의 열기는 뜨겁다고 할 수밖에 없다. 관객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시간대(밤 8시)이긴 했지만 168석의 자리를 거의 채운 채 영화는 시작되었다.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화면에 몰입하는 것처럼 보였다. 관객으로 가득 찬 실내는 금방 후덥지근해져서 우리는 겉옷을 벗어야 했다. “안동에 오고 처음이네” “ 때도 아마 이 정도는 들어왔을걸요?” 영화가 ‘뜨고 있다’면 당연히 이유가 있다.. 2020.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