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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평양소주2

‘유예된 봄’과 진달래 화전 봄은 미루어지는 ‘남북의 봄’과 진달래화전 어제 사진기를 챙겨서 집을 나서려는데, 아내가 산에 가냐고 물었다. 가거든 진달래 꽃잎 한 줌만 따오라, 화전(花煎)을 부칠까 싶다고 주문했다. 나는 진달래 불길이 타오르는 산등성이를 돌아 나오며 진달래 꽃잎을 꼭 ‘한 줌’만 따서 돌아왔다. 진달래 화전을 먹으며 하는 평양소주 생각 아내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지, 이내 찹쌀가루로 기름에 지져서 화전을 부쳐냈다. 전(煎) 자가 붙었지만, 화전은 일반 부침개와는 달리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기름에 지진 떡’이다. 다른 말로 ‘꽃지지미’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처음인가 했더니 아내가 이번에 꽃술을 떼어냈다고 해, 꽃술조차 떼어내지 않고 화전을 부친 기억이 떠올랐다. 화전은 지금은 아는 사람이 드물지만, 고려 시대부터 전승.. 2020. 3. 24.
진달래 화전과 평양소주 진달래 화전을 안주 삼아 평양소주를 마시다 봄이 무르익기 전에 개울가에 가서 버들피리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궁싯거리다가 오후에 길을 나섰다. 시 외곽의 시골 쪽으로 나가다 우연히 근처에서 나무로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는 선배 교사들을 만났다. 강권을 뿌리치지 못하여 이분들의 집으로 갔다. 한 이태쯤 되었는가, 이제 어깨를 나란히 한 집 세 채가 주변 풍경 속에 무던하게 녹아 있었다. 처마 밑에 키 큰 진달래가 피어 있었는데, 안주인 두 분이 나란히 서서 그 꽃잎을 따기 시작했다. 화전(花煎)을 부치겠다고 한다. “화전이라……, 부쳐보셨던가요?” “아뇨, 말만 들었지 부쳐보진 못했어요.” 그렇다. 그러고 보니 나도 말만 들었지 그걸 직접 먹어 본 기억이 없다. 어릴 적에 어머니와 누님들에게서 화전놀이 .. 2019.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