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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통일2

새해 아침, ‘신동엽’을 다시 읽으며 신동엽 시선집 창작과비평사에서 펴낸 을 산 게 1989년께였다. 같은 출판사에서 낸 그의 시집 를 산 것도 그 어름이었을 게다. 지금 생각해도 참 바빴던 때였다. 날마다 회의였고, 늘 새벽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때였다. 에둘러 왔는데, 그의 시를 제대로 읽을 시간이 없었다는 얘기다. 89년에 학교를 떠났다가 94년에 경북 북부의 궁벽한 시골 중학교로 복직해 3학년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다가 신동엽을 다시 만났다. 교과서에 그의 아름다운 시 ‘산에 언덕에’가 실려 있었다. 대학에서 공부할 때, 전공 서적에서 북으로 간 문인들의 이름을 “박○원(박태원), 임○(임화), 정○용(정지용)” 등과 같은 복자(伏字)로 배웠던 터여서 교과서에 박힌 그의 이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묘한 감동이 일었던 .. 2020. 2. 21.
그 숲길, ‘순정(純精)’의 단풍을 잊지 못하리 [여행] 팔공산 단풍길 순례 가을에 나뭇잎이 붉거나 노랗게 물드는 현상, 단풍(丹楓)은 가을의 관습적 표지다. 사람들은 ‘꽃소식[화신(花信)]’으로 오는 봄의 추이를 짚듯 첫 단풍의 시기로 가을을 가늠하는 것이다. 새봄의 꽃소식은 북으로 올라오지만, 단풍은 온 산을 발갛게 물들이며 남으로 내려온다. 단풍은 나뭇잎이 더는 활동하지 않게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잎이 활동을 멈추면 엽록소가 파괴되고 자가분해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안토시아닌이라는 화학물질이 단풍의 빛깔을 결정한다. 안토시아닌이 생성되는 종은 붉은색 또는 갈색 계열의 단풍이, 안토시아닌이 생성되지 않는 종은 엽록소의 녹색에 가려 보이지 않던, 잎 자체에 들어 있는 노란빛 색소들이 나타나게 되어 노란 단풍이 드는 것이다. 보통 하루 최저 기.. 2019.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