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배경1 하동 평사리, 그 ‘허구와 현실의 경계’에 서다 박경리 대하소설 의 배경을 찾아서 하나 마나 한 얘기지만 소설은 허구(fiction)다. 그것은 단순한 ‘현실의 모사나 재현’이 아니라, 작가가 창조하는 현실의 ‘재구성’이고 ‘재창조’이다. 그 재구성된 현실이 도저한 삶보다 뒤처지는 일도 없지 않지만, 이 개연성 있는 허구는 때로 현실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현실과 허구와의 경계를 허물어 버리기도 한다. 또 작가가 창조해 낸 인물과 그 삶은 마치 현존 인물처럼 우리 주변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기도 해서 사람들은 그들이 살았던 땅과 거리 등에서 그들의 흔적과 체취를 날 것 그대로 느끼기도 한다. 남도의 벌교나 보성 등지를 여행하면서 의 독자들은 김범우뿐이 아니라 염상구가 활보했던 거리와 기찻길 따위를 아주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을 터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 2019. 8.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