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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축사2

㉒ 동지, 태양이 죽음에서 부활하는 날 겨울의 네 번째 절기 동지(冬至) 22일(2019년 기준, 2024년도는 21일)은 24절기 가운데 스물두 번째 절기 동지(冬至)다. 일 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하지(夏至)부터 낮이 짧아지는 대신 길어지기 시작한 밤은 동짓날에 정점을 찍는다. 다음날부터 조금씩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은 동지를 태양이 죽음에서 부활하는 날로 여기고 축제를 벌여 태양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중국 주나라에서 동지를 설로 삼은 것은 같은 이유에서다. 우리나라는 신라에 이어 고려시대에도 당(唐)의 선명력을 그대로 썼으며, 충선왕 원년(1309)에 와서 원(元)의 수시력(授時曆)으로 바꿔 썼다. 따라서 충선왕 이전까지는 동지를 설로 지낸 것으로 추정한다. 동짓날에는 천지 .. 2023. 12. 21.
걸어온 길, 걸어갈 길 학교를 떠나며 ② 후배, 제자들과 함께한 퇴임 모임 후배 교사들이 마련해 준 25일의 퇴임 모임에 나는 10분쯤 지각했다. 모임 장소인 식당 2층에 올라 실내로 들어서는데 방안 가득 미리 와 있던 동료들이 일제히 환영의 인사를 건네 오는 바람에 나는 잠깐 당황했다. 그런 식의 환대에 별로 익숙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걸어온 길, 걸어갈 길… 모임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걸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뚜렷하게 그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창가에 작은 펼침막이 붙어 있는 걸 확인한 것은 한참 뒤다. ‘당당히 걸어오신 길, 새롭게 시작하는 길’이라는 문구 아래 내 이름이 씌어 있었다. 잠깐 앉았다가 나는 자리를 돌면서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다. 후배 교사들이 스물 서넛, 인근에 사는 제자들이 여덟 명이 와 주었다. 따로.. 2019.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