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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찰밥3

⑥ 곡우(穀雨), 봄비는 촉촉이 내리고 봄의 마지막(6번째) 절기 곡우(穀雨) 곡우, 봄비가 자주 내리고 곡식이 풍성해진다 4월 20일(2024년은 19일)은 봄의 마지막 절기 곡우(穀雨)다. ‘곡식 곡(穀)’에 ‘비 우(雨)’자를 쓰는데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다. 비는 예나 지금이나 농사의 풍흉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특히 곡우 무렵은 논에 볍씨를 뿌려 못자리하는 때이므로 비가 필수적이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나 마른다.”는 속담처럼 곡우 때 비가 오지 않으면 그해 농사를 망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되므로 “곡우에 모든 곡물이 잠을 깬다.”는 속담이 생겼다. 곡우 무렵에 산란하는 조기는 알을 낳을 때 우는 습성이 있다. “곡우를 넘.. 2024. 4. 19.
정월 대보름, ‘액은 보내고 복은 부른다’ 정월 대보름의 ‘세시 풍속’ 정월 대보름이다. 시절이 예전 같지 않으니 세상은 심드렁하기만 하다. 대보름은 고작 시장에서 절식(節食) 마련을 위한 ‘반짝 수요’로나 기억될까. 그러나 내 어릴 적에 정월 대보름은 설날에 못지않은 절일(節日)이었다. 한자어로 ‘상원(上元)’이라고도 하는 대보름은 백중(7.15.), 한가위와 함께 보름을 모태로 한 세시풍속일이다. 대보름은 음력을 사용하는 전통 농경사회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차고 이지러지길 거듭하는 달의 변화에서 꽉 찬 만월은 ‘풍요’의 상징이었다. 음양 사상에 따르면 달은 ‘음(陰)’, 즉 여성으로 인격화된다. 따라서 달의 상징구조는 달-여신-대지로 표상되며, 여신은 만물을 낳는 지모신(地母神)으로서의 생산력의 상징인 것이다. 태곳적 풍속으론 대보름을 .. 2024. 2. 23.
대보름 아침, 책 몇 권 대보름 찰밥과 새로 산 책들 정월 대보름이다. 아침 식탁에 찰밥과 나물이 올랐다. 아내는 찰밥이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고 투덜댔지만, 나는 대추와 밤까지 넣어 지은 밥 한 그릇을 얌전히 비웠다. 나물은 고사리, 취, 냉이, 시금치 등이었는데 내가 늘 입에 올리는 아주까리 나물이 예전 맛이 아니었다. 나물 맛, 혹은 입맛 잎의 결이 살아 있으면서 담백한 풍미를 가진 게 아주까리 나물인데 어째 식감이 예전 같지 않았다. 너무 삶아 물러서 그런가, 고개를 갸웃하다가 나는 입에서 뱅뱅 도는 말을 삼켜버렸다. 아주까리 나물 맛이야 거기가 거길 터, 변한 건 내 입맛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어저께 며칠 전 주문한 책 몇 권을 받았다. 퇴직 신청을 하면서 이제 책 사 읽는 것도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2021.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