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졸업식3

고별-나의 ‘만학도’들에게 방송통신고 졸업생 여러분께 어떤 형식으로든 나의 만학도, 방송고 졸업반인 당신들에게 마음으로 드리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걸 나는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설날 연휴에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바람에 마땅히 시간을 낼 수가 없었습니다. 졸업식은 14일이고 여행에서 돌아온 것은 12일입니다. 호기롭게 떠난 여행이었지만 강행군을 하면서 여독이 만만찮았고, 거기다 가족 모두가 독감을 앓기 시작했습니다. 오한과 발열로 하룻밤을 꼬박 밝히면서 저는 문득 이게 내가 31년을 머문 학교를 떠나면서 치러야 할 통과의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만학도들에게 건네는 고별인사 여행의 첫 3일은 좀 무더웠고 마지막 날은 추웠습니다. 공항에서 몸을 잔뜩 오그리고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그런 생각은 더해졌습니다. 귀가해 하룻밤을 .. 2022. 2. 19.
과정을 넘어 새로워지는 당신들에게- 방송통신고 ‘졸업’에 부쳐 방송통신고를 졸업하는 ‘시니어’ 학생들에게 드디어 졸업이군요. 이제 졸업식을 빼면 등교할 날은 하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어떠신가요. 지난 3년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는가요? 온갖 기억들이 슬그머니 되살아나 추억의 현(絃)을 조금씩 건드려주나요? 저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졸업을 앞둔 이들의 느낌은 비슷한 듯합니다. 망설이고 망설이다 입학원서를 내고 교문을 나서던 3년 전 2월의 어느 날을 기억하시지요? 입학식을 치르면서도 여전히 자기 선택이 미덥지 않아서 어정쩡하게 보낸 그해 봄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대체 지금 다시 공부해서 어쩌겠다는 건가. 이미 녹슬고 굳어진 머리로 새로 공부를 한다고? 그게 가능이나 할까? 공연히 시간과 힘만 낭비하고 마는 게 아닐까……. 회의는 회의를 낳고 학교 교문을 들어설 때마.. 2021. 2. 14.
2월, 이별의 계절 다시 학년말, 곧 이별이다 지난 12일에 학교는 종업식을 하고 공식적으로 2009학년도를 마쳤다. 그 이틀 전에는 3학년 아이들이 졸업식을 치르고 학교를 떠났다.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졸업식을 전후한 학교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해 보인다. 뭐라고 해야 하나. 한 해를 마치는 것이니 좀 들뜬 분위기가 될 수도 있을 텐데 뜻밖에 학교는 고즈넉이 가라앉아 있다. 조금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식장에 앉은 졸업생들은 어느새 훌쩍 자란 듯한데 연하게 화장한 아이들의 얼굴 너머에 숨어 있는 것은 미래에 대한 호기심과 불안이다. 진급을 앞둔 재학생들도 공연히 점잔을 빼고 있다. 3월이 되어 다시 수험생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앞에서 아이들은 지레 지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3월이 되면 아이들은 이내 활기를 되.. 2021.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