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샘슨1 [한글 이야기] ‘KB 국민은행’에서 ‘MG 새마을금고’까지 알파벳, 괄호 밖으로 나오다(1)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란다. 맞다. 한때는 괄호 속에 묶이던 로마자 알파벳은 이제 그 고리타분한 포장을 벗고 공공연히(!) 한글 속에서 늠름하게 쓰인다. 일상 언어 속에서도 영어는 마치 전근대의 한자어와 같은 지위를 얻은 것처럼 보인다. 인쇄물과 영상물에, 거리의 간판에 영자는 차고 넘친다. 대중가요에도 영어 구절이 마치 고명처럼 끼어든다. 더러는 한류를 타고 우리 노래가 바다를 건너기도 하니, 단순반복의 영어 가사를 섞어 놓은 이들 노래는 말하자면 국제화 시대의 ‘트렌드’가 된 셈이다. ‘괄호 밖’으로 나온 ‘로마자’들 기업체의 이름을 영어식으로 쓰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표기하면서 의심 없이 영자를 쓰는 건 다른 문제다. 세계 굴지의 글로벌 .. 2019. 10.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