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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전설2

‘큐 앤 에이(Q&A)’와 ‘문답’ 사이 일상어를 대체하는 영어 일전에 블로그에 올린 글, “알파벳, 괄호 밖으로 나오다(2)”은 별 호응이 없었다. 에 기사로 채택되지도 않았고 의미 있는 조회 수의 변화도 없었다. 어느 때부터인가 내왕하던 이웃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댓글이 달리는 경우는 드물어서 조회 수는 어떤 의미로든지 독자들의 관심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였었다. 한글이 ( )안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어찌 어찌하다가 정년 퇴임한 선배 국어과 교사와 연락이 닿았다. 그도 의 뉴스룸을 보면서 나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꼈던 모양이다. 그는 어떤 경로든지 이 문제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알파벳이 괄호 밖으로 나왔으니 이제 한글이 대신 괄호 안에 들어갈지도 모르겠어요.” 선배가 방송사에도 이의를 제기해야 하지 않겠냐고 .. 2021. 1. 25.
울타리 밑의 ‘꼬마 파수꾼’, 꽈리 이야기 땅속 줄기가 벋어 번식하는 식물, 꽈리 아무렴 어릴 적에 꽈리를 구경도 못 했을까. 그러나 꽈리에 관한 한 내 기억은 깜깜하다. ‘꽈리’를 입에 올렸던 기억은 있지만 정작 박완서의 단편의 주인공 만득 씨가 ‘빨갛게 초롱불을 켜 든 꼬마 파수꾼’이라 표현했던 꽈리에 대한 기억은 까맣다 못해 하얗다. 그 ‘빨간 초롱불을 켜 든 꼬마 파수꾼’을 며칠 전 들른 친지의 집에서 만났다. 경산의 어느 한적한 산골 마을 꼭대기에 지은 처제네 집 마당에서다. 마당 가장자리의 수풀 사이에서 예의 ‘빨갛게 초롱불을 켜 든 꼬마’가 이내 눈에 띄었다. 아내와 처제가 짤막하게 주고받은 대화다. “얘, 저게 여주 아니니?” “웬 여주는! 꽈리야.” 자연과 한참 멀어져 사는 삶이라 눈썰미가 처진다. 아내는 박과의 한해살이풀인 ‘여.. 2019.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