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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입추3

⑮ 백로(白露), 벼가 여물어가는 분기점 백로(白露), 가을의 세 번째 절기 처서(處暑)를 지나면서 무더위는 한풀 꺾였다. 30도를 넘는 폭염이 계속되다가 거짓말처럼 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졌고, 아침저녁으로는 한기를 느낄 만큼 일교차가 커졌다. 사람들은 저마다 ‘절기’를 속이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24절기가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는 것이다. 9월 8일(2024년도는 7일)은 백로(白露), 24절기의 열다섯 번째, 가을의 세 번째 절기다. 처서(8.23.)와 추분(9.23.) 사이에 드는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 시기에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힌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백로는 가을 기운이 완연해지는 시기로 옛날 중국 사람들은 백로부터 추분까지의 시기를 .. 2023. 9. 8.
⑬ 입추(立秋), 어쨌든 여름은 막바지로 달려가고 가을의 첫 절기 입추(立秋) 지난해의 끔찍한 더위를 떠올리는 이에게 올여름은 양반이다. 글쎄, 견디기 힘들 만큼 더웠던 날이 있었나 싶기 때문이다. 6월 초순에 뜬금없이 온도가 예년보다 높았지만 그걸 더위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더위는 낮도 그렇지만 열대야가 이어질 때 잠을 설치게 하는 게 제일 힘이 든다. 그런데 그간 열대야라고 한 날이 며칠 있었지만, 지난해같이 끔찍하지는 않았다. 새벽녘에 이불 속으로 기어들게 하는 날도 적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틀 전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한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하고, 자정까지 28, 29도를 오르내리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 기분 나쁜 온도와 습기는 숙면을 불가능하게 한다. 자긴 하는데, 어쩐지 반쯤을 깨어 있는 상태가 이어지는, 한마디.. 2023. 8. 7.
⑫ ‘염소 뿔도 녹이는’ 더위, 대서(大暑) 여름의 여섯 번째 절기 ‘대서’ 7월 23일(2024년도에 22일)은 24절기 중 열두 번째 절기, 여름의 여섯 번째 절기인 대서(大暑)다. 소서(小署)와 입추(立秋) 사이에 드는 대서는 태양의 황경(黃經, 춘분점으로부터 황도(黃道)를 따라 동쪽으로 잰 천체의 각거리)이 대략 120도 지점을 통과할 때다. 대서는 소서와 함께 24절기 중에서 별로 잘 언급되지 않는 절기다. 추위가 몰려오는 대한 소한은 자연스럽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만, 대서와 소서가 잘 언급되지 않는 이유는 추위만큼 고통스럽지 않아서일까. 우리나라에서 대서는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가장 극심해지는 때다. 하루 전날(22일, 2024년엔 25일)이 중복(中伏)이니 더위를 경고하고 있는 절기인 것이다. 예부터 대서 더위를 일러 “염소 뿔도 .. 2023.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