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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웃3

‘시니어’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당신들에게 2012학년도 방송통신고 졸업에 부침 지난 17일로 방송통신고등학교의 2012학년도가 막을 내렸습니다. 물론 3학년 3반의 서른한 명 늦깎이 학생인 당신들의 감격스러운 졸업과 함께 말입니다. 사흘 전에 치러진 본교 졸업식 때와는 달리 저는 오랜만에 정장을 갖추어 입었습니다. 반드시 졸업반 담임이어서는 아니라 무언가 정중하게 이 의식 앞에 서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이에겐 그렇고 그런 한 해에 그칠지 모르지만 당신들에게 지난 삼년의 의미는 매우 각별했을 터입니다. 그 삼년은 이 나라의 고교생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요. 그러나 당신들에게 지난 세 해는 단순히 햇수로만 따질 수 있는 날은 결코 아니었지요. 이 ‘졸업’의 의미 한 해라고 해도 등교해야 하는 날은, 하루 7시간의 수업이 기다.. 2021. 2. 22.
한 외고 졸업생의 편지에 대한 답신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가진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길 내가 쓴 기사 “토플 만점 여중생 반대편엔 ‘루저’가 우글 - 특수 사례를 보편적 사례로 포장하는 언론 보도”가 나간 건 지난 11월 16, 17일 이틀에 걸쳐서다. 머리기사 바로 아래 자리를 잡은 데다가 예민한 영어 문제 탓이었는지 조회 수가 십만을 넘어버렸다. 댓글도 근 스무 개 달렸고 소액이나마 오랜만에 ‘좋은 기사 원고료’를 보내 준 독자도 있었다. 고마운 일이다. 나는 내 기사가 그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댓글도 그랬지만, 쪽지로 내게 자신의 의견을 전해오는 이는 두 갈래였다. 내 의견에 동의한다는 쪽이 하나요, 그런 부정적인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머지였다. 몇 편의 시선을 끄는 의견 가운데서 유독 .. 2019. 7. 24.
띠동갑 내 ‘첫사랑’이 다녀갔다 띠동갑 내 첫 제자들과 만나다 지난 월요일에 띠동갑인 내 첫 제자들이 다녀갔다. 그간 내왕하던 두 아이를 출판기념 모임에 초대했더니 스승의 날을 앞두고 모두 넷이 겸사겸사 구미를 찾은 것이다. 부산과 경주, 밀양과 대구에서 각각 달려온 이들은 올에 쉰둘, 나와 열두 살 차 띠동갑이다. 스물아홉에 만난 열일곱 여고생 스물아홉, 뒤늦게 대학을 졸업하고 부임한 경주의 어느 시골 여학교에서 나는 이들, 열일곱 살짜리 여학생을 만났다. 담임을 맡아 졸업할 때까지 내리 3년을 가르쳤다. 이들을 내 ‘첫사랑’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관련 글 : 좋은 이웃, 혹은 제자들(1)] 나는 꽤 오랫동안 내게 배운 아이들을 ‘제자’라고 부르는 것을 삼갔다. 글쎄, “‘스승’은 없고 ‘선생’만, ‘제자’는 없고 ‘학생’만 있다”.. 2019.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