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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연실2

장미와 찔레, 그리고 이연실의 노래들 화려 ·열정의 장미와 소박한 야생화 찔레 5월은 흔히들 ‘장미의 계절’이라고 한다. 그러나 내겐 5월이 ‘찔레의 시절’로 더 정겹게 다가오는 때다. 장미가 주택가 담장 위와 길가의 펜스에 화려한 자태를 드러낸 건 5월로 들면서다. 그러나 숲길을 다니면서 눈여겨보아 두었던 찔레가 벙글기 시작한 것은 지난주부터인 듯하다. 도시의 5월은 ‘장미가 대세’ 장미는 도시 곳곳에서 이미 대세다. 그 선명하고 도발적인 빛깔이 사람들의 시선을 붙들기 때문일까. 주택가 골목에도 아파트나 공공건물의 울타리에도 장미는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흰 페인트를 칠한 울타리 사이로 빨간 장미는 그 빛깔만으로 튀어 보인다. 그러나 도시의 거리에서 찔레를 보기는 쉽지 않다. 찔레가 양지바른 산기슭, 골짜기, 냇가 등지에서 피어나는 꽃이어.. 2019. 9. 18.
찔레, 그 슬픔과 추억의 하얀 꽃 찔레꽃 이미지 바야흐로 찔레꽃의 시절이다. 학교 뒷산 언덕바지에 찔레꽃이 흐드러졌다. 장미과에 속하지만 줄기와 잎만 비슷한 동북아시아 원산의 이 꽃(Rosa multiflora)은 보릿고개의 밤을 하얗게 밝힌 꽃이었다. 연중 가장 힘들고 배고프던 시기에 피었다는 이 꽃에는 저 절대 빈곤 시대의 슬픈 추억이 서려 있다. 찔레꽃의 추억과 슬픔 찔레꽃을 먹기도 했다지만, 나는 찔레순 껍질을 벗겨 먹어본 기억밖에 없다. 찔레꽃은 5월에 흰색 또는 연한 붉은 색으로 꽃을 피운다고 하는데 연분홍 찔레꽃을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양지바른 산기슭, 골짜기, 냇가 등지에 피는 이 꽃의 소박한 흰 빛은 좀 슬프다. 그래서일까. 송찬호 시인이 노래한 ‘찔레꽃’은 저 잃어버린 시절의 사랑과 회한을 노래한다. ‘너’는 .. 2019.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