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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운동3

삼일절, ‘운동’과 ‘혁명’ 사이 삼일만세, ‘운동’ 아닌 ‘혁명’이다 3·1독립선언 아흔다섯 돌을 맞는다. 아침에 일어나 태극기를 달고 어저께 에서 읽은 ‘정인보 평전’(김삼웅)을 떠올리며 정인보 선생의 노랫말로 만들어진 삼일절 노래를 듣는다.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그 짧은 글귀엔 3·1 독립선언을 바라보는 선생의 관점이 오롯하다. 4대 국경일인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의 노래 가사를 위당에게 맡긴 것은 훼절로 얼룩진 지식인들 속에 선생의 지조와 학식, 인품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고. 선생이 쓴 노랫말에 넘치는 우리 고유어의 아름다움이 오늘따라 새롭다. [관련 글 : 위당 정인보의 ‘아름다운 우리말 맵시’]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 2024. 3. 4.
갱년기, ‘질병 혹은 죽음과 친해지기’? 마침내 겪는 갱년기, 질병과도 친해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좀 ‘복잡한 인간’이다. 쓸데없는 망상도 잦은 편이고, 어떤 문제를 골똘하게 고민하는 데는 이력이 났다. 매사에 다분히 회의적이거나 냉소적인 면도 없잖아 있다. 돈키호테보다는 햄릿에 가깝고 낙관보다는 비관에 더 익숙하다. 감정의 기복도 적지 않다. 전입 2년차, 익숙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쩐지 학년 초부터 기분이 마뜩치 않을 때가 많았다. 새로 만난 아이들과 낯을 익히는 가운데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4월에는 월요병이라 할 만한 증세가 느껴졌다. 월요일마다 날이 흐렸고, 종일 기분이 울적했다. 날씨 탓인가 하면서 몇 달을 지냈다. 매사가 심드렁하게만 느껴지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지만, 유독 올핸 그게 심했다. 머릿속에 어떤 그림을 그리는 순간.. 2021. 9. 26.
고별(告別)의 말씀 – 안동을 떠나면서 안동의 선배, 동료, 후배 동지들께 올립니다 미루어 오던 인사, 이제야 올립니다. 지난 1월 중순께 저는 안동을 떠나 구미로 이사했습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저는 여전히 안동여고 소속이어서 방학 중 보충수업은 물론, 개학 후 종업식까지 안동에 머물렀습니다. 다음 주쯤으로 예상되는 전보 인사가 발표되면 공식적으로 고별의 말씀을 여쭈기로 작정한 게 인사를 미루어 온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어제 학교에서 2011학년도 종업식을 끝으로 아이들, 동료들과 작별하면서 더는 미루어서는 안 되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치러주신 송별의 모임에서 인사 말씀 올렸습니다만 다시 고별의 말씀을 드리는 것은 떠나면서 안동에서의 제 삶을 아퀴 짓고 싶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객지, 안동에서의 14년 안동은 제게.. 2019.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