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마루1 고산정, 푸른 절벽을 끼고 깊은 못을 굽어보다 [정자를 찾아서 ] ①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고산정(孤山亭)’ 안동의 정자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물론 풍광 좋은 산기슭과 호젓한 내 곁에 세워진 정자들은 양반들의 ‘부르주아(bourgeois)’로서의 삶의 한 표지다. 고단한 삶을 부지하기에 힘겨워 자신들의 삶의 흔적을 거의 남기지 못했던 피지배 민중들에 비기면 그들은 자취는 도처에 흩어져 있다. 그게 어찌 안동 지방에 그치겠는가. 그러나 유독 안동 지역에는 그런 누정(樓亭)이 많다. 지역의 명승과 유적을 더듬다 만났던 를 다시 찾아본다. 어차피 거기 고인 것은 박제된 시간의 흔적일 뿐이다. 누정은 남았지만, 이른바 ‘누정 문화’는 이미 사라졌으니 말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한갓진 회고에 머물지 않으려 한다. 한때는 지역 문벌의 위세와 시인묵객들의 음.. 2019. 9.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