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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용산참사4

[오늘] 조세희, 연작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쏘아올리다 [역사 공부 ‘오늘’] 1978년 6월 5일, 조세희 연작소설집 『난쏘공』 초판 제1쇄 발간 작가 조세희(1942~ )는 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8)으로 산업사회의 그늘에서 고단하게 살아가는 공장 노동자이면서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도시 빈민을 상징하는 보통명사 ‘난쟁이 일가’를 창조해냈다. 그는 당시 제한되었던 표현의 자유 때문에 상징적인 형식으로 이들 난쟁이 일가의 삶을 서술했는데, 정작 독자들은 그러한 표현의 방식을 통해 역설적으로 1970년대 산업사회의 모순에 정서적으로 다가가고 그것을 내면화할 수 있었던 듯하다. 이 책이 1980년대 대학생들에게 널리 읽히면서 의식화 교재 역할까지 한 것은 서정적 문체로 형상화된 난쟁이 일가의 삶을 통하여 ‘시대의 아픔’을 추체험할 .. 2023. 6. 5.
우리 모두가 ‘상복’을 입어야 한다 349일 만에 용산참사 장례 치러진다 용산에 비친 ‘우리’와 ‘우리 시대’의 ‘초상’ ‘용산’은 탐욕으로 얼룩진 개발의 시대에 부끄러움으로 남은 우리 시대, 삶의 거울이다. 거기 비친 것은 자기만의 작은 이익에는 기꺼이 노예가 되면서 이웃의 아픔과 분노는 짐짓 외면해 온 동시대인들의 비굴하고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관련 글 : 용산참사, 기억의 투쟁] 가난하고 힘없는 시민들에게 가해진 공권력의 부당한 ‘폭력’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맞선 ‘저항’에 던져진‘폭력’의 몰매는 가혹했다. 그 얼굴 없는 ‘폭력’ 앞에 ‘나는 아니다’, 도리질한 사람들의 침묵이 그들의 죽음을, 수백 일 동안의 폭력을 용인했고, 그 주검 위에 침을 뱉은 것이다. 용산은 2010년, ‘선진화’를 자랑하는 정치권력의 자화자.. 2022. 1. 4.
“늘 지기만 하는 이야기, 지겹지도 않으우?” [리뷰] 김성제 감독의 * 영화의 내용이 일부 들어 있습니다. 김성제 감독의 을 주말 조조 상영으로 보았다. 텅 빈 영화관 맨 뒷자리에 앉아 있으려니 우리가 마치 관람 불가의 성인영화를 보러 온 고교생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관객은 꼼짝없이 우리 둘뿐인가 싶었는데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대여섯의 관객이 더 들었다. 자녀인 듯한 남녀를 대동한 초로의 부부와 젊은 남녀 두 쌍이었다. 그들은 조용히 목소리를 낮춰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자리를 찾아 앉았다. 나는 젊은 남녀보다 초로의 내외가 궁금했다. 타이를 매진 않았지만, 정장 차림의 깡마른 몸매에 잿빛 머리가 인상적이었다. 어떤 이일까. 주말 아침부터 ‘소수’나 관심을 가질 만한 영화를 보러 온 저 사람은. 첫머리에 ‘허구’라는 사실을 밝히며 시작되지만, 이 영.. 2021. 7. 18.
“누가 저들의 이웃입니까?” 용산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서 참사 264일째의 용산 지난 주말(10일) 오후, 경북 북부지역의 교사들 40여 명은 용산참사의 현장을 찾았다. 오후 두 시에 서울역에서 열릴 교육 주체 결의대회에 가던 길이었다. 용산을 찾은 것은 며칠 전에 ‘한 시간쯤 일찍 출발하면 용산을 들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던 내 제의에 따라서였다. 용산참사 문제는 한가위를 앞두고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정작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장례도 치르지 못한 유족들에게 명절은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뿐이었을 터였다. 우리는 그들에게 필요한 게 작은 위로와 연대의 손길이 아닌가 생각한 것이다. 따로 미리 연락한 방문은 아니었다. 우리는 무작정 ‘용산 살인 철거 희생자·열사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길을 잘못 들어 5.. 2020.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