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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예초기2

‘예초기’ 대신 ‘풀깎이’는 어떨까? ‘예취기’, ‘에치기’, ‘에추기’ 등으로 불리는 ‘예초기’, ‘풀깎이’로 쓰면 편할 텐데 바야흐로 벌초 시즌이다. 주말에 주변 산을 찾으면 온 산에 예초기의 엔진 소리가 진동한다. 산에서 이제는 땔감을 구하지 않게 되면서 산은 울창한 숲으로 우거졌다. 따로 소를 먹이거나 쇠풀을 뜯는 것도 아니니 수풀도 마찬가지로 무성하다. 예전처럼 낫을 가지고 덤비는 건 무리다. ‘불감당’이라는 뜻이다. 원래 길이었던 곳도 마구 자라난 풀 때문에 구분이 되지 않는다. 부득이 예초기를 마치 낫 휘두르듯 하며 풀을 쳐 내며 길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한두 기가 아니라 십수 기의 산소를 돌봐야 하는 집안에선 예초기는 필수가 되었다. 아마 일본에서 개발된 것으로 보이는 이 ‘풀 깎는 기계’를 예초기(刈草機)라 한다. 그런데 주.. 2020. 10. 4.
벌초 이야기(3) 연례행사 벌초가 돌아왔다 집안 형제들 모이는 연례행사 벌초 어제 벌초를 다녀왔다. 걱정했던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축축한 날씨가 좀 더웠다. 아침 7시 반에 집안 형제들과 만났다. 손아래의 10촌 동생과 그 아래 8촌 셋이 모여 다섯이다. 지난해 결혼한 막내는 올핸 빠졌다. 그러나 다섯이 모이면 든든하다. 연례행사 ‘벌초’ 준비하기 벌초는 연례행사다. 한가위를 앞두고 인동에 사는 10촌 동생이 ‘아무 날에 벌초한다’는 통문을 돌리면 나는 슬슬 바빠지기 시작한다. 먼저 창고에서 예초기를 꺼내 이것저것 손질해 둔다. 일 년에 단 한 번 쓰고 처박아 두지만, 이 기계가 벌초의 성패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날이 일주일쯤 앞으로 다가오면 페트병에 사 온 휘발유를 윤활유와 섞는다. 비율 따위에 신경 쓰지 않고 대충했다가 기계가 통 힘을 제대로.. 2019.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