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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열녀 약가2

빗돌로 남은 두 여인, ‘열녀’인가 ‘주체적 여성’인가 나라에서 정려한 구미 열녀 약가(藥哥)와 향랑(香娘)을 찾아서 코로나19로 사실상 칩거 생활을 한 지 꽤 오래됐다. 안 되겠다 싶어서 지자체의 ‘문화·관광’ 누리집을 길라잡이 삼아 인근 문화재를 찾기 시작했다. 누리집에서 나는 시뻐 본 구미에도 국가 지정문화재인 국보가 1점, 보물이 12점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 지정문화재도 유·무형 문화재와 민속자료, 문화재자료 등 모두 69점이나 되는데, 그중 흥미로운 데부터 하나씩 들러 보기로 하면서 숨통을 틔우기로 했다. 삼강정려의 열녀 약가의 ‘주체적 수신(守信)’ 처음으로 찾은 데가 문화재자료인 선산 삼강정려(三綱旌閭)다. 삼강정려는 구미시 고아읍 봉한리 한 마을에서 나은 충신, 효자, 열부, 세 사람을 기린 정려각(旌閭閣)이다. 내비게이션을 .. 2020. 9. 6.
[선산 톺아보기 ①] ‘충효’는 무엇이며, ‘열부’는 또 무엇이뇨 [선산 톺아보기 ①] 선산읍 봉한리 삼강정려(三綱旌閭) 고향 가까운 도시 구미로 옮아와 산 지 10년이 가깝다. 올 때만 해도 주말이면 작정하고 선산·구미의 골골샅샅을 더듬어 보리라는 포부가 만만했지만, 웬걸 사는 일이 그리 간단치 않다. 초기에만 해도 얼마간 움직이긴 했는데, 정작 근처에 갈 만한 데가 없다고 여기면서 나는 슬그머니 주저앉아 버렸다. 갈 만한 데가 없다고 여긴 이유는 전에 살던 안동과 달리, 이 고을에는 가볼 만한 고가도 몇 안 된다는 걸 확인하면서다. 선산(善山)은 조선 인재의 반을 영남이 내고, 그 영남 인재의 반을 낸다는 고장이다. 안동과 달리 일찍이 개화해 버린 동네여서일까. 지역을 관향(貫鄕)으로 하는 성씨도 적지 않건만, 고색창연한 종갓집도, 문화재자료 등으로 지정된 고가도 .. 2020.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