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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열녀2

[선산 톺아보기 ②]향랑의 죽음 - ‘수절’인가 ‘저항’인가 [선산 톺아보기 ②]시내 형곡동 열녀 ‘향랑’의 노래비와 무덤 향랑의 노래 ‘산유화가’ 우리 동네 도서관에는 없는 책을 빌리러 형곡동의 시립 중앙도서관에 적잖이 들렀다. 도서관 주변을 빙빙 돌다가 간신히 차를 대고, 서둘러 책을 빌려 나오기 바빠서 도서관 구내를 돌아볼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거기 생육신 이맹전의 유허비와 향랑(香娘, 1683~1702)의 노래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게 요즘 들어서다. 모르는 게 없는 것처럼 깐죽대지만, 우리는 정작 우리 주변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도서관 건물 뒤쪽 정원에 이맹전(1392~1480) 유허비와 향랑의 노래비가 있다. 생육신 가운데 한 분인 이맹전의 유허비는 단청을 칠한 비각 안에 모셔져 있고, 향랑의 노래비는 3단으로 된 .. 2020. 9. 5.
‘열녀(烈女)’, 혹은 ‘수절(守節)’ 이야기 아이들에게 ‘열(烈)’과 ‘절(節)’을 가르치며 지난 연말에 고등학교 ‘국어(하)’ 마지막 단원을 배웠다. 단원의 이름은 ‘국어가 걸어온 길’. ‘용비어천가’와 ‘동국 신속 삼강행실도’(삼강행실도)가 실려 있다. ‘용비어천가’가 조선왕조 창건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는 목적시라면 ‘삼강행실도’는 ‘지배층이 백성을 가르치겠다는 생각은 실천에 옮긴 책’(강명관, 이하 같음)이다. 지배층이 백성을 가르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가상히 여길 일은 없다. 이는 지배세력이 국가권력을 통해 백성들에게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로 전파하고 교화시키는 과정일 뿐이니까. ‘양반 체제는 한글로 된 책을 다양하게 인쇄해 백성들에게 공급하거나, 원하는 백성이면 모두 배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될 수.. 2019.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