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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연수전3

청정 숲길로 드는 옛 가람, 고운사(孤雲寺) 아름다운 숲 속의 도량, 경북 의성의 등운산 고운사 고운사(孤雲寺)에 들른 건 지난 8월 중순께다. 의성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대략 백오십여 장의 사진을 찍었고, 짬이 나는 대로 사진을 훑어보면서 방문길의 감흥을 되새기곤 했다. 비록 생물은 아니지만, 사진도 오래 바라보고 있자면 마치 참나무통에 든 포도주처럼 숙성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이 없지 않다. [관련 글 : 의성 등운산 고운사(孤雲寺)의 가을 본색] 고운사, ‘시대와 불화한 고독한 천재’ 최치원과의 연 고운사 방문은 두 번째다. 9년 전쯤 가족들과 스치듯 들렀는데, 절간 한쪽을 흐르는 시내 위에 세워진 누각이 인상적이었다는 기억만 남아 있다. 의성에서 근무할 때, 날마다 고운사 입구를 표시한 이정표를 쳐다보며 다녔지만, 정작 이 절.. 2021. 9. 10.
고운사(孤雲寺), 석탄일 부근 지난 화요일에 고운사(孤雲寺)에 들렀다. 작년 9월에 들른 후 여덟 달 만이다. 푸른 빛은 다르지 않았으나 지난해의 그것이 ‘묵은 빛깔’이라면 올해 다시 만난 것은 ‘새 빛깔’이다. 지난해 찍은 사진과 견주어 보면 새 빛깔은 훨씬 맑고 선명해 보인다. 등운산(騰雲山) 고운사는 경상북도 북부 지역의 60여 말사를 거느린 교구 본사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소박하고 고즈넉한 도량이다. 약 1Km에 이르는 해묵은 솔숲길이나, 여러 채의 낡은 단청을 한 전각들이 산 밑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 절집의 정경은 평화롭고, 소박해 보인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 것, 수행도량답게 인근에 밥집 하나 없는 것은 이 절집이 가진 미덕 중의 미덕이다. 절집으로 들어가는 솔숲길은 예와 다름없이 아름답고 고적했다. 길가의, 제.. 2021. 5. 17.
의성 등운산 고운사(孤雲寺)의 가을 본색 경북 의성 등운산 고운사에 당도한 진국의 가을 집을 나설 때의 생각은 소호헌을 둘러 서산서원을 둘러오는 것이었다. 시간이 나면 고운사에 들르든지 말든지…,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정작 소호헌은 잠시 들렀고, 서산서원으로 가지 않고 반대쪽 길인 고운사로 곧장 가 버린 것이다. 보물 제475호 소호헌(蘇湖軒)은 안동시 일직면 망호리에 있는 조선 중기의 별당 건축물이다. 본래 안동 법흥동 임청각의 이명이 다섯째 아들 이고의 분가 때 지어준 것이나 이고가 외동딸과 혼인한 중종 때의 학자 서해에게 물려준 집이다. 망호리는 목은 이색의 후예인 한산 이씨 일족이 세거하고 있는 마을이다. ‘소퇴계(小退溪)’라고 불리는 영조 대의 대학자 대산 이상정(1711~1781)도 여기서 태어났다. 인근의 서산서원은 목은 이색을.. 2019.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