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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연꽃8

2023, 샛강의 연꽃 [사진] 2023년, 구미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연꽃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한동안 우기가 계속되어 집 안에만 머물다가 어제(21일) 텃밭에 갔다 오는 길에 샛강을 들렀다. 날이 개어 더할 수 없을 만큼 맑고 쨍한 날씨였다. 한여름인데도 성큼 높아 보인 하늘만 보면 마치 초가을 같았다. 그동안 어둡기만 했던 하늘에 뜬 구름도 맑고 시원했다. 아내가 샛강에 연꽃이 좋더라고 해서 올해 첫 연꽃을 구경한 게 지난 7월 5일이다. 광범위 줌렌즈(28~300)로 150컷 넘게 찍었는데 돌아와 확인해 보니 예상대로 핀이 나갔는지 초점이 잘 맞지 않아서 인제 그만 써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중고로 산 저가 렌즈인데 어느 날부터 초점이 흐트러진 듯했다. 병.. 2023. 7. 24.
문성지의 연꽃과 고라니 *PC에서는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구미시에 붙은 고아읍 원호리와 문성리는 구미 시내와 진배없다.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 새로운 시가지를 형성하면서 ‘원호’나 ‘문성’으로 불린다. 원호리에서 한 블록쯤 더 떨어진 문성리에는 에 “둘레가 3천6백70척이고 못 안의 민가가 크게 부유하니 관개(灌漑)의 이로움이 많았다.”라고 기록된, ‘여우못’으로 전해 오는 저수지가 있다. 우리는 지금껏 ‘들성지’, 또는 ‘들성못’으로 불러왔는데, 확인해 보니 정식 이름은 ‘문성지’다. ‘못’은 순우리말이고, ‘지(池)’는 한자어다. 대체로 한자어 이름 뒤에는 ‘지’가 붙고, 순우리말 뒤에는 ‘못’이 붙는 경향이 있다. 금오산 아래에 있는 ‘금오지’나 ‘대성지’가 그렇고.. 2022. 8. 3.
구미 지산동 샛강의 ‘벚꽃 행렬’, ‘소문내지 말라’고요? 코로나19가 강제하는 ‘비대면’의 꽃놀이 장소로 추천하는 샛강생태공원 * PC에서는 사진을 눌러 큰 규격의 사진(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벚꽃의 계절이다. 코로나19 탓에 내로라하는 벚꽃 축제는 베풀어지지 못해도 곳곳에서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이 이 꽃의 향연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여느 해라면 남도의 군항 진해에서 시작된 벚꽃 물결이 북상을 시작할 무렵이다. 그러나 ‘서울 벚꽃’이 100년 만에 가장 빨리 피었듯 올 벚꽃의 개화엔 지역의 편차가 거의 없다. 지난 주중에 울산에 다녀왔다. 길가에 활짝 핀 벚꽃 행렬을 보면서 이쪽이 역시 구미보다 이른가 보다, 여겼는데, 다음날 돌아와 보니 웬걸, 구미에도 벚꽃이 이미 필 만큼 피어 있었다. 27일 오전에 들른 금오천 주변은 벚꽃 구경 나온 .. 2021. 4. 2.
6월의 연꽃 구경 근무하는 학교 교정의 연꽃 학교 뒷산 기슭에 연못이 하나 있다. 학교 꽃이 수련(睡蓮)이어서 ‘옥련지(玉蓮池)’라 불린다. 물론 인공으로 조성한 못인데, 드는 물도 빠지는 물도 없으니 그 물의 사정은 짐작할 수 있겠다. 이 학교를 나온 딸애는 서슴지 않고 ‘4급수’라고 말할 정도다. 어느 날 보니 그 4급수 연못에 연꽃이 피고 있었다. ‘진흙 속에서 피는 꽃’이라는 명성이 헛되지 않은 것이다. ‘진흙과 연꽃’이란 비유는 ‘번뇌와 해탈’처럼 양극을 이루지만 사실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즉 ‘불이(不二)’라고 하는 불교적 인식의 표현이다. 나는 주변에서 연꽃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자랐다.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처음으로 연꽃을 구경한 게 스무 살이 넘어서인 듯하다. 요즘은 대규모로 연을 재배.. 2020. 6. 14.
탑을 품에 안은 연꽃 연꽃이 둘러싼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5층전탑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에 연꽃이 한창이라는 소문을 듣고 벼르던 끝에 조탑리를 찾은 건 오늘 오전이다. 굳이 오전에 서둔 까닭은 연꽃 구경은 오전 시간대가 가장 알맞기 때문이다. 예년에 비교해 개화 시기가 늦어졌다고 하지만, 이미 절정은 지나 만개하는 꽃 한쪽에선 서둘러 꽃이 지고 있었다. 조탑리는 중앙고속도로 남안동 나들목으로 들어가는 어귀에 있는 마을이다. 마을 한가운데에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조탑리 5층 전탑(보물 제57호)이 서 있다. 탑은 유홍준의 에는 ‘사과밭 가운데’ 있다고 쓰여 있지만, 그 과수원은 없어진 지 오래다. 관광 유적지를 꾸미는 데 면이라고 해서 뒤질 리 없다. 지난해부터 일직면에서는 전탑 부지 2천여 평에다 천여 개의 대형 플라스틱 .. 2019. 7. 18.
들성들에 물 대던 ‘여우못’이 연지(蓮池)가 되었다 구미 땅 연지(蓮池) 돌아보기 ② 들성생태공원 요즘은 엔간한 연못마다 연꽃을 심어두기 때문에 연꽃 구경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구미에 있는 연꽃 군락을 품고 있는 연지(蓮池) 세 군데를 돌아보았다. 시내 지산동에 있는 샛강생태공원과 고아읍 문성리의 들성 생태공원, 그리고 해평면 금호리의 금호연지 생태공원 등 모두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사진은 클릭하면 큰 사이즈(960×638)로 볼 수 있음. * 구미 땅 연지(蓮池) 돌아보기 ① 지산 샛강생태공원 * 구미 땅 연지(蓮池) 돌아보기 ③ 금호연지 생태공원 구미 상모동에서 태어나신 내 어머니께선 늘 ‘선산(善山)은 대읍(大邑)’이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신라 시대엔 ‘일선(一善)’과 ‘숭선(嵩善)’으로, 고려 시대엔 ‘선주(善州)’로 불리다.. 2019. 7. 14.
‘샛강’, 사라지거나 바뀌거나 샛강, 마음속을 흐르는 강 ‘샛강’은 “큰 강의 줄기에서 한 줄기가 갈려 나가 중간에 섬을 이루고, 하류에 가서는 다시 본래의 큰 강에 합쳐지는 강.”(표준국어대사전)이다. 큰 강이 흐르는 지역에는 샛강이 있기 쉽다. 인터넷에 ‘샛강’을 치면 뜨는 것은 ‘여의도 샛강’이다. 샛강, 잔뼈가 굵은 추억의 강 ‘샛강’은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1970년대에 소설가 이정환은 ‘창작과 비평’에 장편소설 을 연재했다. 서울 서북쪽 샛강 가에 사는 변두리 서민들의 고달픈 삶을 다룬 작품인데, 작품을 띄엄띄엄 읽었던 같긴 한데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내 기억 속의 샛강은 내가 자란 고향 앞을 흐르던 낙동강의 샛강이다. 칠곡군 약목면 앞을 흐르는 꽤 깊고 유속도 빠른 낙동강 본류 이쪽으로는 드넓은 백사장이 .. 2019. 6. 17.
[사진] 탑과 메밀밭 메밀꽃 속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5층전탑 탑은 이 땅에선 서원(誓願)이었다. 위로는 임금으로부터 아래는 무지렁이 백성에 이르기까지 사직의 안위와 일가의 안녕을 꿈꾸는 '서원의 대상'이었다. 부처님 나라[불국(佛國)]를 꿈꾸었던 왕국의 역사, 탑들이 견뎌낸 천 년의 침묵이 안고 있는 것은 그러한 서원의 세월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탑은 이미 그 고유의 기능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여전히 소수의 사람들이 탑에다 서원을 올리긴 하지만 이미 탑은 잊힌 구조물이 되었다. 한때, 탑은 사부대중들의 서원을 오롯이 품은 거룩한 건축이었지만 이제 그것은 벌판에 선 옹색하고 휑뎅그렁한 ‘돌(벽돌)무더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에 있는 보물 제57호 조탑리 5층 전탑도 마찬가지다. 조탑리(오죽하면 탑을 지.. 2019.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