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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여성3

내가 ‘행복’해야만 하는 이유 열 가지 이웃 동네 친구 미나리가 보내온 글 요즘은 어째 ‘행복’이 화두가 되어 있다. 6월을 주제로 쓴 글에 대해 ‘해를그리며’님이 단 댓글에 ‘행복하게’란 내용이 있었다. 그 답글에서 나는 ‘그래요, 행복하게’라고 썼는데, 왜 그랬을까, 공연히 코끝이 아려옴을 느꼈는데, 그게 시작이었다. 그것은 마치 무슨 예감처럼 내 일상의 한가운데로 뛰어 들어왔다. 두 번째 느낌은 학교 뒤의 숲을 거닐 때 찾아왔다. 숲의 청량한 공기 속에서 불현듯 행복하다고 느꼈는데, 순간 마치 거짓말처럼 격렬하게 목이 메어 왔었다. 나는 왜 그렇게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혔을까. ‘행복’이라는 그 주관적 감정은 어쩌면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내 설움이나 잊고 있었던 상실의 아픔을 상기시켜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왜냐고 묻지 않았는데, 이.. 2021. 6. 7.
청소노동자, ‘투명인간’에서 ‘여성’으로 청소노동자의 ‘인간 선언’에 부쳐 “노동운동을 시작하고 제일 먼저 스스로 깜짝 놀랐던 것이 화장실에서였다. 사업장 화장실에서 서서 볼일을 볼 때 청소하는 여성 노동자가 들어와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태연하게 볼일을 마치고 나갔었다. 노동운동을 하고 노동자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나서야 그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남자 화장실에서 마주칠 때 흠칫하게 되더라. 그전에는 청소노동자를 사람으로 인식하지도 못했던 거다. 소변기, 대걸레, 비품 상자 같은 사물이나 다름없었다.” - 장귀연 ‘더 이상 투명인간이 아니다’(2011.8.30, ‘세상 읽기’) 중에서 한 남성 노동자의 고백이다. 장귀연은 ‘존재해도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 같은 노동자’로 청소노동자를 이야기한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은 청소를 위해 구부정하.. 2020. 5. 3.
어떤 ‘측은지심(惻隱之心)’ 전직 대통령의 딸에게 보내는 민초들의 ‘연민’ 맹자가 말한 사단(四端)의 하나로 인(仁)의 본질이라고 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은 ‘불쌍히 여겨서 언짢아하는 마음’이다. 물에 빠진 아이의 예로 제시한 측은지심은 이성적 판단 이전에 인간이 본능으로 가진 어진 마음이다. 그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상대를 불쌍하게 여길 때 말하곤 하는 ‘안됐다’라고 하는 감정과 상통한다. 따라서 ‘측은하다’거나 ‘안됐다’고 하는 감정은 타인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고통에 대한 일종의 공감인 것이다. 그 공감이 상대에 대한 이해의 기반이 됨은 말할 것도 없다. ‘참 안됐고 측은하다’ 뜬금없이 ‘측은’을 이야기하는 것은 외출에서 돌아온 아내가 툭 던진 한마디 때문이다. 아내가 만난 60대 이웃들이 막다른 골목에 몰린 대통령을 보고 ‘측.. 2020.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