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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어법2

‘몇일’은 없다 ‘며칠’은 있어도 ‘몇일’은 없다 어형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에 ‘부정회귀(不正回歸)’가 있다. 이는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어형을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것으로 되돌리기 위하여 오히려 바른 어형까지 잘못 고쳐버리는 것’을 이른다. 이 현상은 주로 우월한 방언(주로 서울 방언)에 대하여 그렇지 못한 지역과 사회 방언의 사용자가 말을 고상하게 하려고 방언이나 비속어 냄새가 나는 말을 지나치게 바로잡으려는 데서 비롯된다. 대표적인 예가 ‘길쌈’이다. ‘길쌈’의 옛말은 ‘질삼’이다. 그러나 ‘질’은 주로 방언에서 쓰이는 소리(길 : 질, 기름 : 지름, 길다 : 질다)여서 사람들은 이를 ‘길’로 되돌린다. 결국, 멀쩡한 ‘질쌈’은 사투리로 떨어지고, 잘못 돌이켜진 ‘길쌈’이 표준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 2020. 4. 18.
‘퉁퉁 불은 국수’와 ‘몸 달은 KBS’ ‘퉁퉁 불은’은 맞고 ‘달은’은 틀리다 얼마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퉁퉁 불은 국수’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대통령이 지난 2월 23일 국회의 ‘부동산 3법 처리 지연’을 두고 ‘퉁퉁 불어터진 국수’라고 비유하면서다. 이를 두고 이런저런 반박도 적지 않았지만, 그 비유의 적절성이 아니라 맞춤법을 한번 따져 보자. 은 올바른 표현 어간이 ‘ㄹ’로 끝나는 동사 가운데 ‘물들다’나 ‘울다(발라 놓거나 바느질한 것 따위가 반반하지 못하고 우글쭈글해지다.)’를 ‘물들은’, ‘울은’으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이들 용언은 ‘ㄴ’음 앞에서 ‘ㄹ탈락’이 저절로 일어나는 규칙 동사이므로 ‘물든’, ‘운’으로 쓰는 게 옳다. [ 참조] 그러나 ‘불은’의 기본형은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는 뜻의 동사 ‘붇다’다. .. 2019.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