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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양산팔경2

⑯ 추분(秋分), 우렛소리 멈추고 벌레도 숨는다 추분(秋分), 가을의 네 번째 절기 23일(2024년은 22일)은 추분(秋分)이다. 백로(白露)와 한로(寒露) 사이에 드는, 24절기 가운데 16번째 절기, 가을의 네 번째 절기다. 이날 추분점에 이르러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 사람들은 추분을 특별한 절일(節日)로 여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이 날을 중심으로 계절의 매듭 같은 걸 의식하게 된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지만, 실제로는 해가 진 뒤에도 어느 정도까지는 여광(餘光)이 남아 있어서 낮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추분을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므로 자연히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서양에선 ‘추분부터 대설까지’를 가을로 여기지만, 우리는 ‘추분.. 2023. 9. 22.
영동의 비단강, ‘풍경’에서 ‘정경(情景)’으로 [여행] 충북 영동 송호관광지, 양산팔경과 금강 둘레길 블로그를 꾸려오면서 ‘풍경’이란 꼭지를 두고, 일상과 여행지에서 만난 경관을 담고 이런저런 소회를 붙인 지 10년이 훨씬 넘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장면은, 그것이 자연이든, 인공물이든, 사람이 있든 없든 ‘풍경’으로 수렴된다. 물론 그것은 저마다 다른 모습,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풍경(風景)은 ‘바람과 볕’이다. 건축가 승효상은 ‘물적 대상’에 불과한 서양의 ‘랜드스케이프(landscape)’와 달리 우리말의 ‘풍경’은 ‘사람이 주체적으로 빛을 보는 일’이라고 해석한다. 그는 ‘풍광(風光)’이나 ‘경관(景觀)’, ‘관광(觀光)’도 마찬가지 의미로 새기는데 나는 그의 의견에 흔쾌히 동의한다. 흔히 경치라고 부르는 풍경은 단순한 사물, 대상이 아니.. 2019.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