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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안동시 와룡면 가구리2

선돌, 구실 잃은 옛 ‘바위’들은 외롭다 안동 와룡면의 ‘자웅석’과 ‘선돌’ 을 찾아서 안동에 십 년 넘게 살아왔지만, 아직 안동에 대해선 모르는 게 더 많다. 이 경북 북부의 소도시가 드러내는 오늘의 모습을 살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서울의 2배가 넘는 땅덩이 곳곳에 숨은 이 땅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일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일이다. 안동이 2006년부터 써 온 도시 브랜드 슬로건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다. 글쎄, 안동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 구호는 다소 민망한 구호일 수도 있겠지만, 정작 외부인들에게는 좀 다르게 다가가는 모양이다.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는 국가 브랜드 선정위원회가 전국 기초·광역단체 246곳의 브랜드를 평가한 ‘2010 국가 브랜드 대상’에서 전통문화 브랜드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했다니 말이다. 안동은 ‘한.. 2020. 7. 4.
거기 뜬구름 같은 부귀도 무릉도원도 없다 [안동 시가 기행 ⑦] 갈봉 김득연의 한글 시가를 찾아 떠나는 이 기행은 어느덧 막바지에 이른 듯하다. 그간 누차 뇌었듯 고을마다 시인 묵객들로 넘치지만 정작 한글로 그 시대와 삶을 기록한 이는 드문 까닭이다. 비록 자신의 성리학적 세계관을 노래하는 데 그쳤다고는 하나 퇴계나 송암 같은 학자 문인들이 여러 편의 한글 시가를 남긴 것이 돋보이는 것은 같은 이유에서다. 한글 시가를 찾아가는 오늘의 여정은 안동시 와룡면으로 향한다. 와룡면 가구리(佳邱里)에 있는, 광산김씨 유일재공파의 종가인 유일재(惟一齋) 고택을 찾아가는 길인 것이다. 안동의 광산김씨는 구담, 가구, 외내 등 세 군데에 뿌리를 내렸는데 가구리에 세거해 온 이들을 유일재공파로 부른다. 애당초 유일재의 조부인 담암 김용석(金用石, 1453~?).. 2019.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