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 간다2

대보름 아침, 책 몇 권 대보름 찰밥과 새로 산 책들 정월 대보름이다. 아침 식탁에 찰밥과 나물이 올랐다. 아내는 찰밥이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고 투덜댔지만, 나는 대추와 밤까지 넣어 지은 밥 한 그릇을 얌전히 비웠다. 나물은 고사리, 취, 냉이, 시금치 등이었는데 내가 늘 입에 올리는 아주까리 나물이 예전 맛이 아니었다. 나물 맛, 혹은 입맛 잎의 결이 살아 있으면서 담백한 풍미를 가진 게 아주까리 나물인데 어째 식감이 예전 같지 않았다. 너무 삶아 물러서 그런가, 고개를 갸웃하다가 나는 입에서 뱅뱅 도는 말을 삼켜버렸다. 아주까리 나물 맛이야 거기가 거길 터, 변한 건 내 입맛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어저께 며칠 전 주문한 책 몇 권을 받았다. 퇴직 신청을 하면서 이제 책 사 읽는 것도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2021. 3. 2.
<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의 작가 이상운 떠나다 소설가 이상운 1959 ~2015. 11. 8. 오늘 아침 신문 ‘궂긴 소식’란에서 작가 이상운의 부음을 읽었다. 8일 새벽, 그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수능일이 며칠 남지 않은 3학년 교실에서 그 부음을 읽고 나는 잠깐 마음의 평정을 잃었다. 아, 나는 자습하는 아이들에게는 들리지 않도록 나지막하게 신음을 흘렸던 것 같다. 소설을 읽지 않은 지 좋이 10년이 넘었다. 매체에서 작가라고 소개하는 이들을 적지 않게 만나지만 나는 그들의 소설을 읽은 적이 없으므로 그냥 작간가 보다, 하고 만다. 이상운도 그런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소설 대신 그가 쓴 간병일기 를 읽었다. 그는 가까운 포항 출신이다. 1959년생이니 우리보다 몇 년 아래다. 그는 1997년에 장편소설 으로 대산 .. 2020.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