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콥((schop)1 수굼포, ‘삽’과 ‘삽질’ 사이 경북 남부지방의 ‘수금포’(삽)는 네덜란드어 스콥(schop)이 어원 정진규·정희성, 두 시인의 ‘삽’ 문태준이 엮고 잠산이 그린 를 뒤적이다가 정진규(1939~ ) 시인의 시 「삽」을 발견한다. 시는 ‘삽’이란 ‘발성’이 좋다는 시인의 탄성으로 시작한다. ‘땅을 여는 연장인데’도 ‘입술 얌전하게 다물어 소리를 거두어들이는 것’이라고 하면서. ‘소리를 거두어들인다’ 함은 받침인 ‘ㅂ’ 소리가 ‘끝이 닫히는 소리’라는 말이겠다. 시인은 두 번 그 삽을 쓰겠다고 말한다. 한번은 ‘너를 파고자’, 또 한번은 ‘내 무덤’을 짓고자. ‘사랑’을 ‘얻고자’ 하는 것보다는 ‘죽음’을 거두어들일 때 쓰겠다는 부분이 서늘하게 마음에 닿아온다. 그렇다. 죽음은 그렇게 한 ‘삽’으로 거두어들이는 것이지. 문득 마음 한쪽에 .. 2021. 2.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