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암 탁순창1 나무는 살아남았고, 사람들은 과거를 잃었다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은행나무’ 기행 100년, 한 세기를 넘으면 사람이나 사물은 ‘역사’로 기려진다. 백 년이란 시간은 단순히 물리적 시간의 누적에 그치지 않고 그 나이테 속에 한 나라, 한 사회의 부침과 희비와 온갖 곡절을 아로새기기 때문이다. 거기엔 물론 아직도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년을 넘지 못하는 까닭도 있을 터이다. 굳이 아흔아홉을 ‘백수(白壽)’라 부르는 까닭도 그 백 년이 쉬 다다를 수 없는 시간이라는 반증이다. 그러나 백 년을 넘기더라도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존재의 한계’라는 표현은 그런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압축적 표현이다. 백 년을 훌쩍 넘기는 사물로 눈을 돌려본다. 백 년을 넘겨 장수하는 사물 가운데 고건축을 제외하면 생명을 가진 것으로는 나무를 꼽을 .. 2020. 7.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