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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세배3

입춘과 설을 지내고 입춘과 설 입춘(立春) 입춘은 지난 4일이었다. 올 입춘은 설날 연휴 코앞인 섣달 스무여드렛날에 들어서는 바람에 무심결에 지나가 버렸지만, 본디 입춘은 새해 처음 드는 절기다. 음력에서 정월은 봄이 시작되는 때이니 입춘은 봄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새해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입춘에 베풀어지는 민속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낯익은 것은 입춘첩(立春帖)이다. 입춘첩은 춘축(春祝)·입춘축(立春祝)이라고도 불리며, 각 가정에서 대문이나 대들보·천장 등에 좋은 뜻의 글귀를 써서 붙이는 것을 이른다. (학고재)을 넘기면서 몇 장의 입춘 관련 사진을 만난다. 한편으론 아련하면서 그것은 아득하기만 하다. 그것은 한때의 풍속이었을 뿐, 지금은 이미 시나브로 사라져가고 있는 풍경인 까닭이다. 방바닥에 지필묵을 단정하.. 2024. 2. 10.
새해 인사, ‘세배’로도 충분하다 어른께 드리는 새해 인사, ‘인사말’ 없어도 된다 바야흐로 ‘말’이 넘치는 시대다. 말이 넘치면서 쓸데없는 존댓말도 덩달아 넘친다. 이 말의 범람이 드러나지 않게 나누는 사람들 간의 정리조차 헤프게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아니 해도 좋을 말을 굳이 하다 보니 은근히 나누는 교감조차 시대에 뒤떨어진 형식처럼 느껴지게 한다. “다른 인사말은 필요 없다. 그냥 절만 하여라.” 설날에 어른들께 세배하려는 아이들더러 내가 굳이 한 마디를 건넨 이유다. 조그만 녀석들이 세배하면서 잔망스럽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니 ‘올해도 건강하세요.’ 같은 인사를 어른처럼 건네는 걸 너무나 익숙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세배가 곧 ‘새해 인사’다 아이들은 내 말에 담긴 뜻을 잘 헤아리지 못했는지 세배를 하고 나더니, 다시 또.. 2021. 2. 10.
‘낯섦’의 시간, 기해(己亥)년 설날에 2019, 기해년 설날을 맞아 육십갑자 가운데 서른여섯 번째, 기해년 설날이 밝았다. 1962년부터 공식적으로 연호를 서기로 쓰게 되면서 이 갑자는 사실상 역법의 기능을 잃었다. 다만 해가 갈리는 연말과 연시에 반짝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뿐이다. 그해의 간지(干支)에 따라 태어나는 아이들의 띠가 달라지기 때문인데, 올해는 기해(己亥)년이니 돼지띠의 해다. 음양오행(陰陽五行)의 법칙에 따라 갑자를 이루는 천간(天干, 앞글자)과 지지(地支, 뒷글자)는 모두 각각 음양, 오행(목·화·토·금·수), 오방색(五方色, 청·홍·황·백·흑)을 나타낸다. 기해년은 천간인 ‘기(己)’는 음양으로는 음(陰), 오행으로는 토(土), 빛깔은 황이다. 지지인 ‘해(亥)’는 음양으로는 음(사주에서는 양), 오행으로는 수(水), 색.. 2019.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