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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선택5

6·2 지방선거(2010), ‘민심과 선택’ 2010년 지방선거 이야기 지방선거일 아침은 여느 아침과 다르지 않았다. 임시 공휴일이어서 투표를 마치면 남아도는 시간이 쏠쏠하다는 것을 빼면 말이다. 우리 가족은 10시 반쯤에 인근의 투표소를 다녀왔다. 딸애 말마따나 ‘투표하지 않아도 도움이 될’ 노인들만 우글대고 있지 않은가 싶었는데 뜻밖에 투표소는 한산했다. 투표하러 온 유권자보다 작지 않은 공간에 종사자들 수가 훨씬 많았다. 한 번에 넉 장씩 두 차례나 투표지를 받아서 기표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이삼 분에 지나지 않았다.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펴 놓으니 기도 안 찼다. 정말 아무리 들여다봐도 찍을 만한 데가 없었다. 6·2 선거, ‘국민의 승리’ 우리 가족은 미리 합의한 대로 기초와 광역 자치단체 의회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지에만 여물.. 2021. 6. 5.
‘붓두껍’을 잡으면 ‘세상이 변한다’? 19대 총선거에 부쳐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시가지 곳곳에 붙은 후보자의 펼침막과 선거 포스터, 수업 시간에도 들려오는 후보자들의 유세 방송 소음 따위가 총선거의 임박을 환기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무덤덤하기만 하다. 1월에 이곳으로 이사했고, 새 임지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미는 낯설다. 에서 ‘총선 특별취재’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총선 관련해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까닭이 거기에 있다. 주변에 이번 선거에 관심 있는 이들도 없는데다가 정작 새 학년이 시작되면서 수업과 업무에 바빠 한갓지게 선거판에 눈을 돌릴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쁘기도 했지만 그런 ‘무심’의 바닥에는 안동에서 18대 총선을 치를 때와 마찬가지로 이 ‘보수 본향’에서의.. 2021. 4. 7.
과정을 넘어 새로워지는 당신들에게- 방송통신고 ‘졸업’에 부쳐 방송통신고를 졸업하는 ‘시니어’ 학생들에게 드디어 졸업이군요. 이제 졸업식을 빼면 등교할 날은 하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어떠신가요. 지난 3년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는가요? 온갖 기억들이 슬그머니 되살아나 추억의 현(絃)을 조금씩 건드려주나요? 저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졸업을 앞둔 이들의 느낌은 비슷한 듯합니다. 망설이고 망설이다 입학원서를 내고 교문을 나서던 3년 전 2월의 어느 날을 기억하시지요? 입학식을 치르면서도 여전히 자기 선택이 미덥지 않아서 어정쩡하게 보낸 그해 봄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대체 지금 다시 공부해서 어쩌겠다는 건가. 이미 녹슬고 굳어진 머리로 새로 공부를 한다고? 그게 가능이나 할까? 공연히 시간과 힘만 낭비하고 마는 게 아닐까……. 회의는 회의를 낳고 학교 교문을 들어설 때마.. 2021. 2. 14.
24년 뒤에 출생신고서 회수… ‘꿈’이 선명해졌다 [나는 전교조다] ‘법외노조’ 되더라도 참교육 꿈은 변하지 않아 지난 10월 24일, 고용노동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법외 노조’ 통보를 강행했습니다. 국제 기준에 어긋난다는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기구의 권고도,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는 국내외 여론도 간단히 묵살되었지요. 이로써 1989년 ‘참교육’의 깃발을 내걸고 출범한 전교조는 1999년 합법화된 지 14년 만에 다시 법외노조가 되었습니다. 전교조, 14년 만에 다시 법외노조로 아시다시피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되는 데 인용된 것은 ‘법’ 논리였지요. 노동부 장관은 “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단체에 더 이상 법에 의한 보호는 맞지 않다고 판단”해, 교육부 장관은 “노동자이기에 앞서 선생님이기 때문에 교육을 위해서라도 현행법 준수를 촉구했다”라며 ‘교.. 2020. 11. 2.
허물어진 절터에 마주 선 돌탑과 서당 ‘나머지 탑’을 찾아서 ① 봉림사지 삼층석탑 [관련 글] 탑의 마을, 안동 임하리(臨河里) 안동지역의 탑을 다룬 기사 ‘저 혼자 서 있는 탑들’을 쓴 건 지난 1월 초이다. 내친김에 주변의 예천, 영양, 의성 지역의 탑도 한 바퀴 돌았다. 그러나 안동에는 여전히 미처 얘기하지 못한 탑이 제법 많다. 사람들에게 잊히고 있는 탑을 찬찬히 다 돌아보자고 작정했지만, 지금껏 고작 몇 기의 탑을 더 찾아보는 데 그치고 있다. ‘나머지 탑’이라는, 좀 거시기한 이름을 붙인 까닭은 이 탑들이 그 중요도나 가치가 다른 탑들에 미치지 못해 시도 지정문화재거나 문화재 자료여서다. 문화재를 위계와 등급으로 매기는 것은 매정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 중요도에 따라 분류하지 않을 수는 없을 듯하다. 문화재 중 으뜸은 국가 지정문.. 2019.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