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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생명2

[2010 텃밭일기 ③] 햇상추를 비벼 먹으며 어제는 비가 내리고 있는데도 텃밭에 들렀다. 부지런한 농군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 밭에 미리 나와 있는 사람이 있었다. 우리 이랑에 비닐을 덮어준 선배다. 그도 일찌감치 밭을 둘러보러 나온 것이다. 빠진 데 없이 잘 가꾸어진 밭은 빗속에서도 시퍼렇게 살아난 작물들의 풀빛으로 한껏 그윽해 보였다. 며칠 만인가. 한 일주일가량 못 본 사이에 밭은 무성해졌다. 감자와 고추, 상추와 쑥갓, 콩과 고구마, 토마토와 열무 따위의 작물들이 뿜어내는 생기가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우리 텃밭 머리에 선배가 뿌려준 상추와 쑥갓이 빽빽하게 자라 있었다. 아내와 나는 감격의 탄성을 내질렀다. 솎아 주어야 할 만큼 잘 자란 상추와 쑥갓 앞에서 우리는 행복했다. 고추와 가지는 이제 제법 늠름하게 자리 잡았다. 말라죽은 것처럼 .. 2020. 6. 22.
‘개고기’, ‘문명 : 야만’을 넘어서 개고기 -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지난 주말 ‘토요판’에는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10면과 11면에 걸친 이 특집의 제목은 ‘동네 개들, 오피니언 리더에게 묻다’ 다. 평균적인 한국인이라면 이 기사가 무얼 다루었는지는 물을 필요가 없겠다. 맞다. 제목이야 다분히 점잔을 뺐지만, 내용은 아주 단순한 질문, ‘개고기 먹나, 안 먹나?’와 ‘개고기 관련 법제화’에 대한 의견이다. 애당초 이 특집은 대선 주자들의 ‘개고기 정책’을 묻기 위해 기획되었지만, 이들이 대부분 의견을 밝히는 데 난색을 보이자, ‘꿩 대신 닭’에게 의견을 물은 것이다. 설문에 답한 이는 모두 아홉, 소설가(이경자), 대학교수(조국·진중권·박노자, 김두식), 야구인(김시진), 종교인(김인국), 희극인(김원효), 잡지발행인(김규항) 등이.. 2019.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