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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삼포 가는 길4

배우들, 그 ‘부침(浮沈)’과 ‘노화’ 을 가르치며 그 삶의 대역, 배우를 생각한다 가끔 소설 작품을 공부하고 나서 아이들에게 ‘작품을 각색해 영화로 만들 때 주인공 역을 맡을 배우’를 ‘캐스팅(casting)’해 보자고 이야기하곤 한다. 잠깐 우리가 제작자나 감독이 되어 봄으로써 인물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게 쉽지는 않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알고 있는 배우가 그리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조연급 연기자들에 대한 관점이 아직 성숙해 있지 않아서다. 즉 아이들은 주연급 배우들을 중심으로 영화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조연을 흘낏대기보다는 빛나는 주인공의 자리에 자신을 놓아보는 건 사춘기 아이들에게 주어진 특권일지도 모른다. ‘삼포 가는 길’의 배우들 황석영의 ‘삼.. 2021. 12. 16.
VOD로 만나는 ‘꽃보다 할배’들의 젊은 시절 한국영상자료원을 통해 만나는 원로 배우들의 전성기 문학 교과서에서 ‘삼포 가는 길’을 가르칠 차례다. 아이들에게 교과서에 생략된 원문을 인쇄해 나눠주고 수업을 준비하면서 영화 (1975)의 자료 사진을 찾아 나섰다. 30년이 훌쩍 지난 탓인지 마땅한 자료가 눈에 띄지 않았다. 겨우 몇 장의 스틸컷과 아랫부분이 잘린 포스터를 갈무리할 수 있었다. 주초에 두 개 반은 그거로 수업을 했다. 스틸컷에 나온 낯익은 배우들은 아이들에겐 낯설기 짝이 없다. 그나마 주인공 영달 역의 ‘백일섭’은 안면이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머리를 갸우뚱한다. 분명 칼라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왜 스틸컷은 흑백밖에 남지 않았는지도 의문이다. 어저께 기사를 통해 한국영상자료원(http://www.koreafilm.o.. 2020. 9. 14.
‘황석영’을 다시 읽으며 작가 ‘황석영’과 그의 소설들 올해 고등학교로 돌아와 작문 시간을 맡았다. 내게 주어진 시수는 주 1시간. 이 시간은 아이들의 ‘소설 발표 수업’으로 진행한다. 아이들이 주어진 소설을 공부해 와서 두세 명씩 발표하는 형식이다. 한 학기에 한 차례씩 돌아가니 지난 1년간 아이들은 모두 두 편씩의 소설을 발표한 셈이다. 소설 선정은 우리 현대소설을 망라한다.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고등학교 필독 소설, 단편 소설이 중심이다. 우리는 학기당 서른 편씩, 모두 60여 편의 소설을 공부했다. 아이들은 주로 인터넷 등에서 자료를 수집·가공하여 유인물을 만들어 발표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적지 않은 아이들은 만만찮은 이해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루는 작품들은 대체로 내가 이미 읽은 것들이지만, 때에 따라 기억이 가물가.. 2019. 9. 17.
‘문숙’, <삼포 가는 길>, 길 위의 사람들 문숙과 영화 그리고… 에 ‘자연치유’라는 책을 냈다는 기사가 언뜻 보이더니 에서는 배우 문숙의 인터뷰가 실렸다. 무심하게 기사를 읽는데, 문득 그녀가 나와 거의 동년배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서른몇 해 전 싱그러운 스무 살 처녀였던 이 배우는 이제 쉰여섯 초로의 여인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다. 하얗게 센 머리카락, 야위었지만 풍성해진 표정 뒤편으로 나는 삼십오 년 전, 대구 만경관 극장에서 만났던 스물한 살의 문숙을 충분히 떠올릴 수 있었다. “몸을 낫게 하는 건 ‘취함’ 아닌 ‘비움’”이라며 그녀는 미국 생활 30년 만에 자연치유 전문가가 되어 돌아왔다고 기사는 전한다. 이만희 영화 의 백화 돌아오다 다른 기사는 뒤늦게 그녀가 2007년에 펴낸 책 ‘마지막 한해-이만희 감독과 함께한 시간들’을 중심으로.. 2019.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