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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살구꽃5

④ 춘분, 태양은 적도 위를 바로 비추고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21일(2024년은 3월 20일)은 24절기의 네 번째 절기,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중간에 드는 절기인 춘분이다. 태양은 적도(赤道) 위를 똑바로 비추고 지구상에서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 춘분점은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을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이다. 춘분을 전후하여 철 이른 화초를 파종한다.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에 바빠지기 시작한다. 특히, 농사의 시작인 초경(初耕)을 엄숙하게 행하여야만 한 해 동안 걱정 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음력 2월 중에는 매섭고 찬 바람이 많이 분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생긴 까닭이다. 이는 풍신(風神)이 샘.. 2024. 3. 20.
새로 만난 ‘분홍’ 살구꽃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구글에서 ‘살구나무’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뜨는 에서는 살구나무 잎과 꽃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잎은 길이 5~9 cm, 너비 4~8cm로 자라며 꽃은 흰색에서 분홍빛을 띤다.” 요컨대 살구꽃이 ‘흰색에서 분홍색을 띤다’는 것인데, 여러 해 살구꽃을 사진으로 찍어온 경험으로 보면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살구나무 가운데 제일 오래된 나무는 개화는 조금 늦어도 ‘흰색에서 분홍빛을 띠’는 꽃을 피운다. 올해는 산책길 코스를 이리저리 바꿔보는데, 위의 살구나무 근처에 있는 농장에서 조금 다른 살구나무를 만났다. 처음엔 워낙 붉은빛이 강해서 복숭아꽃인 줄 알고 무심히 지나쳤다. 그런데 하루는 .. 2023. 4. 2.
살구 이야기 - 살구꽃, ‘행림(杏林)’과 ‘행화촌(杏花村)’ 살구꽃의 계절, ‘행림(杏林)’과 ‘행화촌(杏花村)’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살구를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2017년 동네 산책길을 다니면서다. 그해 4월, 박근혜가 파면을 선고받아 구속, 수감되고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뭍으로 돌아온 4월에 동네에는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그럴 리가 없지만, 나는 거기 겨워서 ‘살구꽃, 혹은 성찰하는 공민의 봄’이라는 좀 달착지근한 글을 썼다. [관련 글 : 살구꽃, 혹은 성찰하는 공민의 봄] 매화가 지고 있었는데, 이웃 동네 골목길에서 상기도 화사하게 남은 매화를 만났다. 그런데, 당연히 매화라고 여겼던 꽃이 살구였다. 그러고 보니, 내겐 살구꽃에 관한 기억이 하나도 없었다. 같은 벚나무 속 장미과.. 2023. 3. 21.
산당화에서 할미꽃까지, 나의 ‘꽃 삼월’ 꽃 나들이 - 동네 한 바퀴와 산행 이제 곧 봄이 오는가 싶으면 어느덧 봄은 우리 밭 밑에 와 있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대기로, 맨살에 휘감기는 햇볕으로도 오지만, 역시 봄의 기척은 꽃눈과 꽃망울, 그리고 마침내 피어난 꽃으로 완성된다. 겨우내 추위를 이기고 속으로만 자라난 꽃눈은 봄바람과 만나면서 비로소 그 존재를 시나브로 드러내는 것이다. 올봄은 지난해보단 더디 온 듯하다. 아파트 화단에 해마다 2월이면 꽃을 피우던 산수유가 삼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꽃눈을 틔웠다. 산밑 동네에 오는 봄이 더디다는 걸 인정해도 그렇다. 온 세상에 다 봄이 와도 창밖과 울타리 너머에 그 기척이 없으면 ‘나의 봄’은 이르지 않은 것이 아니던가. 지난 금요일에 겨우내 발을 끊었던 산자락에 다시 올랐고 오늘 한 차례 더 다녀왔.. 2021. 3. 23.
도심 골짜기에서 ‘도원경(桃源境)’을 만나다 도화 대신 살구꽃, 두엄 냄새의 ‘무릉도원’ 한 열흘쯤 전이다. 오전 쉬는 시간에 교정 안팎을 산책하다가 아닌 ‘무릉도원’을 만났다. 꽤 높은 산기슭에 자리한 학교로 오르는 길은 물매가 제법 센 언덕이다. 정문을 지나 그 내리막길을 허정허정 걷고 있는데 문득 돌린 시선에 그 언덕길 아래 골짜기가 잡혔는데, 세상에……. 언덕길 아래는 꽤 깊은 골짜기다. 반대편은 잡목이 듬성듬성 서 있는 산비탈인데 골짝 안으로는 층층이 밭을 갈아 놓았다. 거기 연분홍빛 꽃을 흐드러지게 피운 채 복숭아나무가 몇 그루 서 있었다. 햇볕은 따스했고, 낮은 골짜기에 내리는 햇살은 눈에 부셨다. 주변에도 몇 그루의 어린나무가 있었지만 만개한 복사꽃은 그것을 굽어보는 행인을 압도해 왔다. 도심에서 만난 ‘무릉도원’ 내려가 볼 만한 짬.. 2020.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