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언덕에1 새해 아침, ‘신동엽’을 다시 읽으며 신동엽 시선집 창작과비평사에서 펴낸 을 산 게 1989년께였다. 같은 출판사에서 낸 그의 시집 를 산 것도 그 어름이었을 게다. 지금 생각해도 참 바빴던 때였다. 날마다 회의였고, 늘 새벽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때였다. 에둘러 왔는데, 그의 시를 제대로 읽을 시간이 없었다는 얘기다. 89년에 학교를 떠났다가 94년에 경북 북부의 궁벽한 시골 중학교로 복직해 3학년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다가 신동엽을 다시 만났다. 교과서에 그의 아름다운 시 ‘산에 언덕에’가 실려 있었다. 대학에서 공부할 때, 전공 서적에서 북으로 간 문인들의 이름을 “박○원(박태원), 임○(임화), 정○용(정지용)” 등과 같은 복자(伏字)로 배웠던 터여서 교과서에 박힌 그의 이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묘한 감동이 일었던 .. 2020. 2.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