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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산수유17

다시, 겨울에서 봄으로 긴 겨울 지나고 싹트는 봄의 조짐들 겨울에서 봄으로 지난겨울은 춥고 길었다. 겨울에 혹독한 추위라고 할 만한 날이 거의 없는 우리 고장에도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일이 거듭되었으니 말이다. 산과 면한 뒤 베란다에 결로(結露)가 이어지더니 그예 여러 차례 얼기도 했고 보일러 배관이 얼어붙는 사태(!)도 있었다. 엔간한 추위면 꾸준히 산에 올랐던 지지난 겨울과 달리 지난겨울에는 산과 꽤 멀어졌다. 급한 오르막과 내리막을 다니는 게 무릎과 넓적다리관절에 주는 부담 때문이기도 했지만, 산행이 뜸해져 버린 것은 결국 추위 때문이었다. 평탄한 길 위주의 새 등산로를 찾아내고도 여전히 길을 나서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길과 추위 때문이라고 변명하는 것도 그리 솔직한 태도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부.. 2020. 3. 17.
‘봄의 완성’도 우리의 ‘몫’입니다 ‘그 없는’ 약속의 봄이 오고 있습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기다리면서 쓴 글 몇 편을 잇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ㅌ탄핵소추되었고,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는 재판관이 전원일치로 대통령 박근혜 탄.. qq9447.tistory.com 2. ‘그 없는 봄’도 축복입니다 그예 ‘박근혜 없는 봄’이 왔습니다. 안방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다가 헌법재판소장 대행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감정이 실리지 않은 담담한 어조의 주문 선고를 듣는 순간,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같은 시간에 기쁨과 감격으로 겨워하며 환호한 이들은 전국에 또 얼마였겠습니까.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타오른 지 133일 만이었습니다. 박근혜가 파면됨으로써 그동안 열아홉 차.. 2020. 3. 16.
‘그 없는’ 약속의 봄이 오고 있습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기다리면서 쓴 글 몇 편을 잇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ㅌ탄핵소추되었고,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는 재판관이 전원일치로 대통령 박근혜 탄핵 소추안을 인용함으로써 박근혜는 대통령직에서 파면되었다. 이른바 촛불혁명은 무르익기 시작한 것이다. 1. ‘그 없는’ 약속의 봄이 오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Q씨에게’라는 꼭지를 만든 건 2011년 가을입니다. 여는 글을 써 올리고 이듬해 벽두에 한 편을 더 보태고 나서는 이 꼭지를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고 5년, 고향 가까이 학교를 옮겼고 지난해엔 아이들 곁을 아주 떠나왔습니다. ‘퇴직일기’를 닫고 ‘Q씨에게’, ‘쑥골에서 부치는 편지’로 학교를 떠난 뒤엔 ‘퇴직일기’라는 이름의 꼭지에다.. 2020. 3. 5.
‘푸른 바위 정자’에서 산수유 벙그는 봄을 만나다 [정자를 찾아서] ②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 ‘청암정(靑巖亭)’ 올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연일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 내복은 물론이거니와 양말도 두 켤레나 껴 신고 나는 지난 1월을 넘겼다. 해마다 겪는 겨울이건만 여전히 멀기만 한 봄을 아련하게 기다린 것은 처음이다.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라고 노래한 셸리(P. B. Shelly)의 시구가 싸아하게 다가왔다. ‘마음의 여정’, 혹은 ‘기억의 복기’ 청암정을 찾아 봉화로 가는 길은 ‘마음의 여정’이다. 새로 길을 떠나는 대신 나는 컴퓨터에 갈무리된 2010년의 봄을 불러냈다. 거기, 지난해 3월에 아내와 함께 서둘러 다녀온 닭실마을이 막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산수유 꽃눈에 내리던 이른 봄의 햇살과 석천계곡에 피어나던 버들개지……. 나는 그저 사.. 2019. 9. 26.
[사진] 의성 화전리, 산수유 꽃그늘이 지키는 마을 2016년에 다시 화전리 숲실마을을 찾았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 26일부터 열리고 있는 ‘의성 산수유 축제’(4월 3일까지)에 다녀왔다. 에 실린 이웃 블로거의 기사를 읽다가 문득 나는 내가 언제든 길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는 걸 깨달았고 새로 시작되는 주일의 첫날에 길을 떠났던 것이다. '평일 나들이'의 소회 지난 월요일(3. 21.) 날씨는 화창했다. 기침이 낫지 않아 찬바람을 피해야 하는 아내 대신 나는 인근에 사는 친구 ‘미나리’에게 길동무를 청했다. 도중에 의성 탑리에 들렀다가 친구 ‘세한도’도 일행이 되었다. 남들은 노곤한 오후 수업에 여념이 없을 시간에 우리 세 퇴직자는 좀 심드렁한 모습으로 사곡면 화전리에 닿았다. 심드렁.. 2019.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