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역사문화연구총서1 일본인 교장 패대기친 소년, 정말 불온했을까 [서평] 부안 역사문화연구소 총서1 정재철의 처녀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다. 사진관에서 찍은 인물사진인데도 흔히 보는 근엄하고 경직된 표정이 아니다. 조리개 개방으로 뭉개진 배경을 등지고 처녀는 오른쪽으로 15도쯤 몸을 틀고 있다. 흰 저고리에 검정 치마, 여인의 손은 얌전히 무릎 위에 포개져 있다. 때는 1942년, 해방을 3년 앞두고 처녀는 돈화문 근처 어떤 사진관에서 이 사진을 찍었다. 감옥에 있는 독립운동가 부친 옥바라지를 위해서 취직해야 했던 여자는 이력서에 붙일 사진이 필요했다. 아버지는 지운 김철수. 처녀는 지금 아흔여덟 노인이 되었다. 이 한 장의 사진에 담긴 내력들은 칠십몇 년의 시간을 거슬러가 우리를 해방 공간으로 데려다준다. 누구나 한번 미소로 스쳐 갈 사진이지만 그 속에 담긴 시.. 2019. 9.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