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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부사어3

문장성분, 제맘대로 생략할 수 없다 [가겨 찻집] 문장성분의 부당한 생략 ② 목적어·부사어·서술어 목적어의 부당한 생략 문장 필수 성분으로 목적어 역시 함부로 생략할 수 없다. 담화 상황에서는 화자와 청자가 맥락을 공유하고 있어 꽤 많은 문장성분을 생략할 수 있지만, 문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목적어가 생략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예컨대 목적어가 같은 두 문장이 이어질 때가 그렇다. “사람들은 그를 사랑하고 깊이 신뢰했다.”라는 문장에서 타동사 ‘사랑하다’와 ‘신뢰하다’의 목적어는 ‘그’로 같다. 그래서 뒤 문장에서 목적어를 생략했다. 다음 문장을 보자. (1) 작품에 손을 대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금합니다. (2) 사람은 남에게 속기도 하고 속이기도 한다. 문장 (1)은 “작품에 손을 대는 행위를 금합니다”와 “작품을 훼손하는.. 2021. 7. 31.
무슨 말이 이래? - 우리말답지 않은 표현들 ‘번역 투’의 국적이 의심스러운 문장 우리 민족이 더는 혈통의 순수성을 주장할 수 없듯, 우리말도 어차피 순혈은 아니다. 숱한 이민족의 침입을 겪었고, 더러는 실질적으로 그들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우리말에 녹아든 이민족의 말도 여럿이다. 고려 시대에 실질적으로 우리의 지배했던 몽골도 그렇고 개화를 전후한 시기의 일본과 일부 서양 나라도 그렇다. 그러나 개화와 해방 이후 물밀듯 들어온 외국어-특히 영어와 일본어-와 접촉하면서 생긴 우리말의 변화는 훨씬 심각하다. 만남이 잦아지면서 원래 우리말에는 없었던 생소한 어법이 많이 생겨난 것이다. 흔히 이를 두고 ‘번역 투’라고 하는데 이런 국적이 의심스러운 문장을 쓰면서도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의식조차 하지 못한다. 때로는 우리는 사.. 2020. 7. 8.
새해 인사, ‘갈음’하나, ‘가름’하나? ‘대신하다’의 뜻은 ‘갈음하다’로 써야 한다 어떤 공공기관으로부터 전자우편 한 통을 받았다. 이 기관의 대표 명의로 보낸 신년 연하장이다. 예전처럼 종이 연하장을 보내지 않아도 되니 거기서 절약되는 예산도 만만치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편지를 열었다. ‘가름’이 아니라 ‘갈음’이다 잔뜩 맵시를 낸 ‘謹賀新年(근하신년)’ 네 글자 아래 지난 1년간 활동을 회고하고 새해에도 ‘배전(倍前)의 편달’을 부탁한다는 대표의 인사말이 실렸다. 그런데 마지막 인사말이 조금 걸린다. 틀림없다.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다. “(……) 을미년 새해 인사를 가름합니다.” 예의 인사말의 본뜻은 “(이로써) 새해 인사를 대신한다”라고 하는 의미니 ‘갈음하다’로 써야 옳다. 그런데 여기에는 ‘가름하다’로 써 놓은 것이다. 나는 정작 .. 2020.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