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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부모3

[오늘] 국민시인 김소월 서른둘에 지다 [역사 공부 ‘오늘’] 1934년 12월 24일, 시인 김소월 스스로 목숨을 끊다 1934년 12월 24일 아침 8시, 평안북도 곽산(郭山)의 집에서 소월(素月) 김정식(金廷湜, 1902~1934)이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그는 전날, 곽산 장(場)에서 사 온 아편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었다. 그의 돌연한 죽음을 짤막하게 전한 매체는 였다. “한가히 향촌 생활을 하는 소월 김정식이 평안북도 구성군 서산면 평지동 자택에서 24일 오전 8시에 돌연 별세하였는데 그가 최근까지 무슨 저술에 착수 중이었다 한다.” 당시 신문 기사는 그가 임종한 곳이 평북 구성이라고 알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관련 정보는 그 장소가 평북 곽산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곽산 장에서 사 온 아편’을 먹었다는 정보까지 .. 2023. 12. 24.
멋있지 않아도 좋다! 건강하게 돌아와다오! 해병 신병 교육훈련 수료식 참관, 면회기 ‘그래도 군대는 가야 한다’는 ‘숙맥’ 조카[기사 바로 가기]는 기어코 입대했다. 조카는 군대를 마치고 복학하는 타이밍까지 고려해 육군에 응모했다. 그러나 지원자가 몰리는 바람에 입대에 실패한 조카는 궁여지책으로 해병대에 지원했다. “하필이면 해병대야. 그러잖아도 고생스러울 텐데 굳이 해병대를 지원할 게 뭐람.” 친지들의 근심도 당연히 컸다. 한 다리를 건너긴 했어도 나 역시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30년도 전의 기억이긴 하지만 나도 해병에 대한 인상이 별로였기 때문이다. 물론 세월이 많이 흘렀다. 군대도 달라졌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지만, 여전히 군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트라우마가 겹겹이 묻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아무도 녀석의 입대 결심을 말리.. 2020. 6. 8.
친어버이 계시지 않은 ‘어버이날’에 친 어버이 계시지 않은 ‘어버이날’을 맞으며 내일은 어버이날이다. 공연히 오지랖이 넓어지는 증세가 도진다. 수업을 마치기 전에 아이들에게 물었다. “잠깐…, 내일 이야기를 좀 하자. ……무슨 날인지 알지?” “? ……, !” “체육대회요!” “어버이날요!” “준비들은 하고 있겠지?” “…….” “문자나 보내죠, 뭐.” “꽃이나 달아드려야죠.” 아이들은 좀 풀이 죽은 듯 침묵하거나 다소 심드렁하게 대꾸한다. 아이들에게 내일 치르는 체육대회는 가깝고, 어버이날은 멀다. 열여덟 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나이다. 부모님의 은혜를 깨우치기에는 어린 나이고, ‘나와 가족의 관계’에 대한 자의식을 갖기에는 넘치는 나이다. 뜻밖의 답도 있다. “부끄러워서요…….” 나는 아이가 말한 부끄러움의 의미를 이해한다. 18.. 2020.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