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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봉정사3

산에서 산을 보다, 천등산(天燈山) 천년고찰 ‘봉정사’와 ‘개목사’를 품은 안동 천등산 천등산(天燈山) 하면 ‘울고 넘는 박달재’의 천둥산(충북 제천)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천등산은 안동시 서후면에 있다. ‘봉정사(鳳停寺)’를 품은 산이라 하면 훨씬 알아듣기 쉬울 수도 있겠다. 2000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가 이 천년 고찰을 찾은 뒤, 이 고즈넉한 산사는 일약 여론의 주목을 받으며 전국에 알려졌다. 굳이 먼 나라 여왕의 방문이 아니었더라도 천등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이 산사는 만만하게 볼 절집은 아니다. 의성 고운사(孤雲寺)의 말사에 불과한 이 조그마한 산사엔 국보 하나(제15호 극락전)와 보물 두 점(제55호 대웅전, 제449호 고금당)이 전한다. 특히 극락전은 그 건축 시기를 1200년대 초까지 올려볼 수 있는, 국내에서 가장 .. 2021. 6. 24.
[사진] 천등산(天燈山)의 봄 봉정사 깃들인 천등산의 봄 지난 4월의 마지막 날에 천등산에 올랐다. 거의 이태만이다. 5월로 가는 계절은 소담스러운 철쭉꽃의 행렬과 신록의 물결 속에서 의연하게 사람들을 맞고 있었다. 산은 늘 거기 있는 그대로다. 거기 드는 사람의 마음이 희로애락의 곡절 속에 헤맬 뿐.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 봄은 그득하다. 2008. 5. 3. 낮달 2020. 5. 3.
개목사(開目寺)에서 ‘적요’에 눈 뜨다 [여행] 안동 천등산 개목사의 ‘발견’ ‘발견’은 ‘이제까지 찾아내지 못했거나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것을 처음 찾아냄’을 뜻한다. 그러나 그 낱말의 속내는 반드시 단순명쾌하지만은 않다. 역사는 아메리카 대륙이 1492년에 콜럼버스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기술하지만, 그것은 2만5천 년 동안 거기서 살아온 원주민들을 투명 인간으로 간주하는 불공정한 정치적 기술이기 때문이다. 무명의 대중인 내가 천년도 전에 문을 연 고찰을 ‘발견’했다고 말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것은 예가 아니라 일종의 능멸이 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늘 거기 있었던 오래된 산사가 어느 날, 마치 무슨 계시처럼 마음에 닿아온 것을 ‘발견’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을 어찌하랴. 산사가 마음에 다가왔다 개목사(開目寺)는 경북 안동 봉정사 .. 2020.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