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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배주영2

그가 간 지 30년……, 팩스 한 장으로 되돌려진 ‘법외노조’ 고 배주영 선생 30주기를 추모하며 지난 19일은 배주영(1963~1990) 선생의 30주기였다. 1990년 2월 19일 아침, 경북 청송의 자취방에서 영영 깨어나지 못했을 때 그는 스물일곱의 처녀였다. 그리고 30년이니 그가 산 삶보다 더 많은 세월이 흘렀다. 19일 오후 2시에 안동시 안기동 천주교 공원묘지에 모인 초로의 교사들을 회한에 잠기게 한 것도 그 세월이다. 배주영 선생 떠난 지 30년 1989년 5월 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법외노조’로 출범했다. 당시 노태우 정권은 단지 노조를 탈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해 8월까지 교사 1600여 명을 학교에서 쫓아냈다. 거리로 쫓겨난 교사들 중에는 조직의 상근자로 남은 이들이 많았다. 간부와 주요 활동가가 모두 교단에서 배제되었어도 전국 .. 2020. 2. 22.
안동에서 10년째 살기 안동과 인연 맺고 산 지 어느새 10년 아주 뿌리 박고 살겠다고 안동에 들어온 때가 1997년 여름이다. 한 8년쯤 된 셈이다. 그 여덟 해의 시간 동안 내가 사는 아파트 뒷동네의 을씨년스러운 야산이 고급 아파트 단지로 바뀌고, 그 너머 동네가 신시가지로 개발되면서 아파트촌 주변이 시끌벅적한 유흥가가 되어 버린 변화가 있었다. 나는 이른바 안동에서 나고 자란 ‘안동사람’은 아니다. 죽을 때까지 이 땅에서 산다고 해도 ‘안동사람’이 될 수는 없다. 고작해야 ‘안동사람 다된’ 정도일 터이다. 그것이 이 나라에서 한 지역 사람이 되는데 필요한 불문율인 것이다. 안동을 처음 만난 건 1984년이다. 그해 겨울, 대학 시절에 ‘죽고는 못 살던’ 친구의 결혼식 때문에 난생처음 안동에 발을 디뎠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2019.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