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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배경3

평사리엔 ‘최참판댁’ 말고 ‘박경리 문학관’도 있다 박경리 대하소설 의 배경이 된 곳, 평사리에 가다 [이전 기사] 그냥 한번 와 봤는데… 진주 시민들이 진심 부럽습니다 피아골 단풍을 만난 뒤 진주로 가는 길에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 들렀다. 알아듣기 좋게 ‘최참판댁’에 간다고 했지만, 박경리 문학관에 간다고 말해야 옳다. 문을 연 순서로 치면 문학관이 늦지만, 최참판댁은 실재하는 집안이 아니라 를 바탕으로 짜인 허구의 집이고, 그 작가가 박경리 선생이니 말이다. 평사리, 박경리의 거대 서사에 편입된 역사적 공간 그간 남도를 다녀오는 길에는 늘 평사리(平沙里)에 들르곤 했다. 경상도에서 남도를 오가는 길목에 하동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다, 길목이기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 평사리가 있어서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악양면의 한 동리에 불과.. 2021. 11. 15.
그 메밀꽃은 ‘진짜 메밀꽃’은 아니었다 [여행] 메밀꽃과 봉평, 그리고 이효석 삼수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되면서 평창은 뉴스의 중심지로 떠오르긴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평창을 잘 모른다. 정작 대관령을 알아도, 거기 있다는 양떼목장 이야기는 들어도, 문수 신앙의 영산 오대산과 월정사, 상원사 동종 얘기는 나누면서도 거기가 ‘평창군’이라는 사실은 잘 모른다. 대신 사람들은 이효석과 메밀꽃으로 평창을 기억해 낸다. 대관령을 낀 지역이 대관령면, 오대산국립공원과 유서 깊은 절집을 끼고 있는 동네가 진부면이라는 건 잘 모르지만 더러는 ‘봉평’과 ‘대화’를 마치 오래된 추억의 장소처럼 기억해 낸다. ‘메밀꽃 필 무렵’의 아주 익숙한 로맨스 물론 이는 전적으로 교과서에서 배우거나 책에서 읽은 가산(可山) 이효석(1907~1942).. 2019. 9. 6.
다시 무섬에서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 솟구쳐 흐르는 물줄기 모양 뻗어 내린 소백산 준령(峻嶺)이 어쩌다 여기서 맥(脈)이 끊기며 마치 범이 꼬리를 사리듯 돌려 맺혔다. 그 맺어진 데서 다시 잔잔한 구릉(丘陵)이 좌우로 퍼진 한복판에 큰 마을이 있으니 세칭 이 골을 김씨 마을이라 한다. 필재의 집은 이 마을의 종가(宗家)요. 그는 종손(宗孫)이다. 필재의 집 앞마당에 있는 느티나무 아래 나서면 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지금 느티나무 밑에서 내려다보이는 그 넓은 시내가 오대조가 여기 자리 잡을 때만 해도 큰 배로 건너야 할 강이었다고 했다. - 정한숙 단편소설 「고가(古家)」 중에서 시치미를 떼고 작가가 이르고 있는 작품의 배경이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무섬마을이다. 작품에서야 ‘큰 배로 건너.. 2019.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