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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방제5

[2023 텃밭 농사] ➇ 마늘 방제, 고추와 가지, 오이 등을 심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마늘 방제(5월 2일) ‘잎마름병’을 의심한 마늘의 증상을 가지고 농협 자재판매소에 가서 물어보니 확실하지 않다. 직원은 어딘가에 전화해 물어보고, 현장에 있던 농부도 거들었다. 잎 마름 말고도 뿌리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 증상도 보였는데, 원인 진단도 과습 때문이라는 의견과 가물어서 그런 거 아니냐는 의견이 갈렸다. 그러나 어쨌든 생육 조건이 좋지 않아서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결국 관련 약제 두 개를 사 와 섞어서 마늘밭에 뿌렸다. 이래서 안 된다고 성화를 부리던 아내도 지쳤는지, 5월 한 달 안에 되든 안 되든 결판이 날 거라고 말했다. 그렇다. 수확이 6월이니 이번 한 달 안에 마지막 성장이 이루어질 거였다. .. 2023. 5. 3.
[2021 텃밭 농사 ⑥] 첫 홍고추 수확의 감격 우리 텃밭의 고추가 익기 시작한 것은 7월 16일 무렵이다. 아내는 고추가 익을 때가 됐는데 하면서 홍(紅)고추를 은근히 기다렸다. 가끔 둘러보는 농사 유튜버들의 고추는 벌써나 익었더라고 하면서 아내는 우리가 고추를 심은 게 좀 늦었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관련 글 : [2021 텃밭 농사 ⑤] 마침내 고추가 익기 시작했다) 내 반응은 원래 좀 뜨악하다. 아, 익을 때가 되면 어련히 익을까. 물론 내게 홍고추에 대한 기대가 없는 건 아니다. 나는 우리 텃밭 농사에 아내와 같은 수준의 애착이 없을 뿐이다. 우리는 20일과 23일, 일주일 새에 두 번이나 더 텃밭에 들렀다. 병충해가 들끓을 거라는 아내의 조바심 탓이었다. 텃밭에 오면 아내는 가장 먼저 고추 포기를 일일이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병들고 시든 고.. 2021. 7. 28.
[2021 텃밭 농사 ⑤] 마침내 고추가 익기 시작했다 1. 방제(防除), 방제, 방제……(7월 10일, 13일) “반풍수(半風水) 집안 망친다”라고 했다. 내가 이러쿵저러쿵 병충해 핑계를 자꾸 댄 뜻은 일종의 알리바이를 위해서다. 약을 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을 시시콜콜 이야기함으로써, 방제는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의성서 농사를 짓는 내 친구는 내가 농약을 치는 걸 심상하게 받아들여 주었다. 그뿐 아니라 아무도 내가 농약을 치는 걸 따로 지적하거나 비난한 이는 없다. 그런데도 알리바이 운운하는 것은 한편으로 텃밭 농사에 굳이 방제까지 하려는 게 지나친 욕심이면서, 농약에 대한 이해나 인식의 부족 탓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음을 의식한 결과다. 7월 3일에 약을 치고 왔는데 일주일 후에 들렀더니 상태는 더 나빠져 .. 2021. 7. 18.
2020 텃밭 농사 시종기(3) 고추 농사 ② 처음으로 고춧가루 20근을 거두다 좋은 모종으로 시작한 고추 농사 올해는 고추를 심되 비싼 모종, 상인 말로는 족보가 있는 모종으로 심었다는 건 이미 말한 바다. 글쎄, 긴가민가했는데 고추가 자라면서 이전에 우리가 10여 년 이상을 보아온 고추보단 무언가 다른 모습을 보고 우리 내외는 머리를 주억거렸다. “암만, 돈을 더 준 게 돈값을 하는구먼.” “그러게. 엄마가 지은 고추가 전부 이런 종류였던가 봐.” 그렇다. 일단 키가 좀 훌쩍하게 크는데, 키만 크는 게 아니라 검푸른 빛깔을 띠면서 뻗어나는 가지의 골격이 심상찮았다. 고추가 달리기 시작하고, 그게 쑥쑥 자라서 10cm 이상 가는 예사롭지 않은 ‘인물’을 선보이자, 우리 내외는 꽤 고무되었다는 얘기도 앞서도 했었다. 처음으로 익은 고추는 지난 회에서.. 2020. 9. 24.
2020 텃밭 농사 시종기(2) 고추 농사 ① 제대로 짓는(!) 고추 농사 새로 얻은 집 앞 텃밭을 두고 우리가 잠깐 혼란스러웠다는 얘기는 이미 했다. 그러나 덥석 받아놓고 못 하겠다고 자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일단, 3월 초순께 농협에서 산 퇴비 2포를 시비(施肥)했다. 농사짓던 땅이라 할 만한 이력도 없는 메마른 땅이라 그거로 해갈이 될지는 자신이 없었지만. 4월 1일에 처가의 텃밭에 멀칭 작업을 하고 난 뒤,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가 18일에 집 앞 텃밭에도 비닐을 깔면서 이랑을 만들었다. 내외가 작업하고 있는데 이웃 농사꾼 둘이 다가와 이런저런 조언을 해 주었다. 역시 공터에 땅을 부치고 있는 이들이다. 이들도 농사 경험은 텃밭 가꾼 게 전부라고 했다. 멀칭을 마치고 그날, 김천 아포에 있는 육묘장에 가서 포기에 500원씩을 주고 고추 모종.. 2020.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