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방송통신고5

8월 염천 소풍, 만학의 의지도 뜨겁다! 8월 염천에 떠난 방송고 체험학습 지난 일요일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8월 염천에 웬 소풍? 방송고 얘기다. 8월 19일 수업으로 1학기가 끝나고 9월부터는 2학기다. 연간 출석일이 25일밖에 안 되어도 교육과정상으론 있을 건 다 있고, 또 마땅히 있어야 한다. 8월 염천에 웬 소풍? 2학년은 수학여행이, 3학년은 졸업여행이 남아 있다. ‘여행’이라니까 몇 박 며칠 짜리 여행을 상상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허용된 시간은 일요일 하루다. 수학여행이든 졸업여행이든 아침에 출발하면 저녁에 돌아와야 하는 당일치기 여행이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번 소풍은 학년별로 진행되었다. 우리 3학년은 선산읍 외곽의 뒷골이라는 계곡을 소풍지로 정한 모양이다. 아침 9시께 학교에 나와서 일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 2021. 8. 8.
동행 - 방송고 사람들(1) 방송고 만학도들과의 점심 시간 (1) 만남, 2012년 최고의 선택 정규 교육과정을 거친 사람에게 ‘방송통신고’에 대한 이해는 고작 그런 학교가 있더라는 정도밖에 없을 터이다. 학기 중에 계속 학교에 나가는 대신 ‘방송을 들으며 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한다’는 꽤 생광스러운 제도가 있구나 하는 호기심에 그치는. 올해 학교를 옮겨 방송고(나는 ‘방통고’로 써 왔는데 공식적으로는 ‘방송고’로 쓴다.) 수업과 담임을 맡게 되기 전까지 나 역시 그랬다. 안동에도 이웃의 공립고 부설 방송고가 있었고, 거기서 수업한 동료들의 얘기를 듣곤 했으나 역시 ‘나의 일’이 아니니 건성으로 듣고는 그만이었다. 방송고 이(E) 스쿨 누리집을 살펴보니 서울, 부산의 11개 공립학교 부설로 방송통신고등학교가 문을 연 것은 1974년이.. 2021. 4. 21.
새로 만난 학교와 아이들 2012학년도 옮긴 학교에서 지난 2월 16일 자 인사에서 구미 시내의 한 남자고등학교로 발령받았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여기가 내가 근무할 마지막 학교가 될 터이다. 1989년 여름에 타의로 떠난 학교가 남학교였으니 23년 만에 남학교로 돌아온 셈이다. 여학교에서 시작한 교직 생활, 남학교에서 마치게 되겠다. 23년 만에 ‘남학교’로 돌아오다 특별한 감회는 없다. 밤낮으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 시행되는 등 입시교육의 살풍경은 지역을 가리지 않으니까. 몇 해 걸러서 학교를 옮길 때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일은 수십 년 경력에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아이들은 그나마 수업하면서 이내 친해지지만, 동료 교사들과 격의가 없어지려면 꽤 시간이 필요하다. 학교까지는 집에서 차로는 15분쯤, 걸어서는 한 40분쯤.. 2021. 3. 9.
‘시니어’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당신들에게 2012학년도 방송통신고 졸업에 부침 지난 17일로 방송통신고등학교의 2012학년도가 막을 내렸습니다. 물론 3학년 3반의 서른한 명 늦깎이 학생인 당신들의 감격스러운 졸업과 함께 말입니다. 사흘 전에 치러진 본교 졸업식 때와는 달리 저는 오랜만에 정장을 갖추어 입었습니다. 반드시 졸업반 담임이어서는 아니라 무언가 정중하게 이 의식 앞에 서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이에겐 그렇고 그런 한 해에 그칠지 모르지만 당신들에게 지난 삼년의 의미는 매우 각별했을 터입니다. 그 삼년은 이 나라의 고교생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요. 그러나 당신들에게 지난 세 해는 단순히 햇수로만 따질 수 있는 날은 결코 아니었지요. 이 ‘졸업’의 의미 한 해라고 해도 등교해야 하는 날은, 하루 7시간의 수업이 기다.. 2021. 2. 22.
짧은 만남, 긴 여운 방송통신고에서의 짧은 만남 어제는 부산 동래고등학교에서 방송통신고 영남 연합 체육대회가 열렸다. 고교생(?)이 치르는 대회라기엔 대회 규모도 내용도 만만찮다. 우리 학교도 세 대의 전세버스 편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애당초 친선행사인 만큼 승부에 집착할 일은 아니다. 우리 학생들은 이 행사에 참가하는 데에 의의를 두는 것 같았다. 영남권의 방송고는 모두 10개교다. 경북 4개교를 비롯하여 대구, 울산에 각 1개교, 부산과 경남에 각 2개교다.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 남녀공학인데, 부산의 동래고는 남학교, 경남여고는 여학교라는 점이다. 입장식에서 모두 남녀가 같이 들어오는데, 두 학교는 단출하게 각각 남학생과 여학생만 들어왔다. 십 대 청소년도 아닌 나이 지긋한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유니폼을 입고 들어오는 광.. 2020.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