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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박영심2

‘난징의 능욕’, 그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노정을 따라 ⑥] 일본군 위안소와 난징 대학살 경남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효순 할머니의 부음을 전해 들으면서 나는 난징에서의 둘째 날, 호텔에서 지척이었던 리지샹(利済港) 2호에 있는 ‘긴스이루(樓)’를 떠올렸다. 2014년에 장수성(江蘇省)의 ‘문물보호단위’로 지정된 유적은 굳게 잠겨 있었으므로 우리는 출입문 사이로 보이는 퇴락한 건물 앞에 세워진 표지석밖에 찍을 수 없었다. 난징 리지샹 위안소, 그리고 박영심 리지샹 위안소는 면적이 6700㎡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에 세운 위안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온전하게 보존된 위안소 유적이다. 시멘트 담장과 가림막 너머 낡고 황량한 대형 건물 7동이 뉴스의 조명을 받게 된 것은 이곳이 일본군 위안소였기.. 2023. 12. 13.
부음에서도 밝히지 못한 이름, 말을 잃었다 중국 일본군 위안소 유적 답사기…‘위안부’ 할머니들의 잇따른 죽음에 부쳐 역사란 현재와 이어지는 ‘연속적’인 시간이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그것을 ‘단속적(斷續的)’인 시간, 때로는 화석화된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엄정한 역사의 현장이 아닌, 교과서나 이론으로 배우는 역사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때로 우리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을 통해서 역사의 실체를 손에 닿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교과서 속의 역사가 지금, 현재의 시공으로 이어지는 살아 있는 시간이라는 걸 말이다. 그것은 기왕의 앎 따위를 뛰어넘는 명징한 깨달음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이다. 난징에서 만난 일본군 위안소 어쨌든 지나간 역사의 자취를 찾아 떠난 길이기는 했다. ‘청년 백범’에서 실시한 제4기 답사,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김구.. 2019. 3. 5.